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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110 나도 서서히 알콜중독자가 돼가고 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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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0(수)

내일 아침 경영간부회의 시간에 사장님에게 사회봉사제도에 대하여 보고를 드려야 하는데

처장은 이제껏 서류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있다가

오늘 저녁에야 검토안의 내용이 맞네 틀리네 하면서 이 방향으로 검토해라, 저 방향으로 검토해라 하면서

신경질조로 한참동안 투정을 부리더니

김귀중 부처장이 술 한 잔 하자고 하자

나를 데리고 가고 싶어 일을 KY과장에게 맡기고 나오라는 전화를 했다.

KCT부장과 함께 다래옥으로 가 처장님과 소주에 곁들여 냉면을 먹었다.

술을 적게 먹으려고 반 잔씩만 받은 덕에 술이 그렇게 심하게 취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웬걸 처장은 LJB과장과 통화하더니 발길을 녹스(nox)로 돌렸다.

거기서 KCT, 나, LJB, 처장, KSK과장이 모여 결국 양주를 2병 더 마신 후에야 헤어졌다.

이번 술값은 35만원이 나왔는데 내가 법인카드로 지불하였다.

처장을 먼저 보낸 후 택시를 타 길을 돌아 권부장 먼저 내려주고 오니 택시비가 정확히 9000원이 나와 그냥 만원을 주고 내렸다.

술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킁킁거리는 경신이 녀석에게 면박을 주었지만 양심이 찔렸다.

매일 그러고 다니는 모습이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원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아버지 보다는 매일 술이나 마시고 비틀거리는 아버지로 비추어지는 것 같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으므로 곧바로 잠을 청했다.

못말리는 술꾼 처장님 덕에 나도 서서히 알콜중독자가 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