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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226 이젠 내가 나서서 아이들 교육 혁명을 도모해보자

by 굼벵이(조용욱)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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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2. 26(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들과 집사람을 깨워 차에 태우고 시흥 처가에 갔다.

장인어른은 우리와 함께 관악산 등산을 가기 위한 준비를 완료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는 장인어른이 개척한 등산로를 이용하여 관악산 정상까지 갔다가 삼막사를 들러 3시간 반 동안 등산을 하였다.

경신이는 그동안 많이 나아져서 등산을 잘했다.

반면 호신이는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지난번 등산할 때에는 경신이가 무척 힘들어했는데 오늘은 거뜬하게 앞서가며 힘든 기색이 없다.

호신이는 요즘 사춘기를 겪는 것 같다.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 가끔 눈에 띄었다.

아침을 안 먹고 왔으므로 몹시 배가 고팠다.

정상에서 우리는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김밥을 먹었다.

무척 추운 날이어서 몸도 녹일 겸 커피랑 같이 점심을 먹었다.

장인어른은 거뜬하게 등산하시는 품새가 아직도 건장하시다.

집사람도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 등산은 힘들어하지 않고 잘 해내주었다.

점심은 장모님이 불편하신 관계로 집에서 먹었는데 장인어른이 준비를 했다.

모처럼 불편한 장모님 뵈러 오면서 집사람이 음식이라도 좀 준비를 해 왔어야 하는데 그냥 몸만 오는 바람에 결국 아픈 노인네 내외가 준비한 음식을 얻어먹는 꼴이 되었다.

탁영 처남이 오신다고 해 기다렸더니 생선회를 두 판 사가지고 오셨다.

한 판을 경신이 혼자 꾸역꾸역 거의 다 먹었다.

내가 무척 미안했다.

아픈 노부모를 위해 사온 생선회를 아이들이 다 먹어버린 셈이다.

그걸 그러도록 내버려두는 집사람이 야속하기만 하다.

결국 내가 나서서 한마디 하였다.

처가에 올 때마다 내가 늘 그런 역할을 한다.

아이들 식탐에 대하여 집사람은 한마디 주의를 주는 일이 없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늘 버릇없이 그 나이 먹도록 제 배만 채우려고 아귀다툼이다.

어찌나 창피스러운지 처남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거기다가 낯 두껍게 저녁까지 얻어먹었다.

중국집에 음식을 시켰는데 내가 저녁 값을 내려하자 장인어른이 펄쩍 뛰시면서 당신이 내셨다.

결국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른채 바늘방석에 앉고 말았다.

 

저녁에 아이들을 불러 놓고 가족회의를 한다면서 학습 부진 원인과 대책에 대하여 회의를 하였다.

아이들로 하여금 부진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하게 하고 그에 따른 대책까지 세우게 하였다.

결론은 내가 내리지만 과정은 아이들이 이끌어 가게 하였다.

결국 계획을 세위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인데 학과목과 학습 분량까지 분배해 주고 스스로 자발적 학습을 이어가도록 하였다.

집사람은 이미 아이들에게 과외공부를 시킬 것처럼 말해버린 모양이다.

나는 과외공부를 반대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절대로 과외공부를 시키지 않을 것이다.

혼자 스스로 학습하는 자세가 안 된 아이에게 과외는 아무런 필요가 없다.

그동안 호신이와 경신이를 망친 것은 학원에 의존하는 학습법과 집사람의 끼고 가르치는 식의 주입식 학습법이다.

그것은 아이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앞으로 이 아이들을 통하여 자녀교육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모험을 걸겠다.

스스로 자발적인 학습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신화를 만들어보겠다.

매주 주말이면 가족회의를 열어 주기적으로 반성의 기회를 갖고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반복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성공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