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8(화)
오늘은 비교적 바쁜 일 없이 한가로운 하루를 보냈다.
내년도 업무보고서 챙기는 것 하고 P에게 처장님이 요구한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한 것 외에는 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처장이 요즘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처장이 3직급 승격추천과 관련하여 팀장들의 의견을 묻자 P부처장이 다른 처실의 예를 들면서 팀장들 의견을 받아서 하자는 의견을 내어 처장 기분이 몹시 상한 것 같다.
처장 고유권한이므로 스스로에게 맡기어야 하는데 박영호가 거기 끼어들려 한 것이다.
처장은 그렇게 하자며 모두에게 추천서를 쓰라고 했다.
KR팀장이 툴툴거리며 처장이 알아서 하시면 되지 뭘 그걸 쓰느냐고 했지만 화가 났는지 김처장은 완강하게 추천서를 요구했다.
결국 그 바람에 총무팀 주자 LSK이만 작살나는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처장이 저녁 퇴근시간에 야근하지 말고 모두 나가라고 하여 권부장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회사 옆 천리향 중국음식점에서 유산슬 탕수육과 고추잡채를 시켜 소주를 마셨다.
몸살이 와 몸에 한기가 돌았으므로 차라리 소주 한 잔 마시고 푹 자면 좋을 것 같아 제법 술을 마셨다.
안주로 요리를 많이 먹었으므로 다른 식사는 하지 않았다.
술 마시는 중에 오늘 북 코스모스에서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하여 팀원들에게 이야기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세계화라는 이름 하에 내세우며 특정 계층에 의한 부의 편중을 종용했다는 게 주요 줄거리다.
아시아 존에 분포된 중국인 2~3%가 전체 부의 70~80%를 가지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남미나 아프리카의 경우에도 유태인 등에 의한 부의 지배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모두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와 시장경제라는 경제체제 덕분에 약삭빠른 놈들이 정치권과 결탁하여 이루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는 한 축이다.
그걸 부정하면 안되지만 이런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어쨌거나 정부의 개입은 필요 최소한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한국인의 민족성은 전혀 달라 중국인이 들어와 성공할 수도 없었고 미국인이 들어와 부를 지배할 수도 없었다.
아마도 수 없는 외침을 받았던 한국인의 민족성이 외세에 의한 부나 권력의 지배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전이 민영화의 위기에서 살아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정권의 교체에도 기인하지만 아마도 이런 연유가 아닌가 싶다.
아직은 국운이 살아있다.
결국 당시 정부는 시장경제라는 이름 하에 국운을 좌우하는 한전이라고 하는 핵심 국부를 팔아먹으려 했던 역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철을 타고 일찍 들어와 몸을 추스르기 위하여 츄리닝을 입은 채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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