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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224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과외나 학원을 절대 보내지 마라

by 굼벵이(조용욱)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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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4(금)

어제의 과음으로 오늘 아침에도 몹시 힘들었다.

전에는 아침에 일어날 때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요즘은 전 날에 술 좀 하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데 많이 힘들다.

아침부터 관리본부 업무보고서를 다듬기 시작하였다.

점심에 처장을 모시고 구내식당에 식사하러 가는데 밥 먹기 싫다고 해서 칼국수 집을 찾았으나 자리가 없어 우일관으로 갔다.

처장은 돌솥 비빔밥을 나는 설렁탕을 주문하여 먹고 있는 중에 LIY OOO실장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타나 우리 옆자리에 앉더니 우리 밥값까지 계산을 하였다.

내가 그동안 신세진 일도 많아 그들까지 밥값을 내려고 했는데 밥도 다 먹기 전에 먼저 나와 밥값을 미리 계산해 버린거다.

오후에 LSK과장과 함께 전무님 방에 가서 업무보고서 수정본을 드리고 이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

전무님은 계속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연발하셨다.

LSK과장이 보고서 작성에 고생을 많이 해 그자리에서 그를 좀 추켜세워야 하는데 내게는 KYB과장이 있어 그렇게도 못한다.

처장에게 KYB과장이 승진해 나가면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은근히 부탁 겸 그의 심경을 떠 보았다.

그는 “우리처에서 과연 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을 하시지만 그래도 나를 보나 KYB를 보나 KYB를 1위 추천하는데 다른 사람들 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장이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다 10시 40분경에 퇴근을 하기에 나도 곧바로 퇴근하여 집으로 들어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무어라도 좀 사가지고 갈 생각에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아무것도 사오지 말라고 했다.

 

아이들 성적표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경신이는 전교생 440명 중에서 260등이다.

중간도 못 간다.

호신이는 완전히 바닥권이다.

서초동으로 전학온 탓도 있겠지만 울화통이 터진다.

집사람은 그동안 철석같이 믿고 맡겼던 이지패스 학원을 두녀석 모두 끊어 버렸다.

다른 학원을 찾거나 과외를 생각하고 있다.

학원 선전 전단지를 잔뜩 들고는 뒤적거리고 있기에 학원 보내지 말자고 했다.

스스로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는 한 학원을 그냥 놀이터로만 생각할 것이기에 더 이상 보낼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다.

아이들 때문에 밤새 분통이 터져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보아하니 집사람도 그런 모양이다.

어쩌다가 아이들이 이 모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근본적으로는 집사람이 신봉하는 학습방식에 문제가 있지만 대놓고 이를 지적할 수는 없었다.

그런 방식으로 개입하느니 차라리 그냥 내버려두는게 훨씬 나았을 거다.

초등시절엔 그런 방식이 통해 항상 반에서 10위 안에는 들었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는 그게 안된다.

자발학습만이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자발학습은 불가능하다.

집사람의 학습방식이 아이들 자발학습능력을 그동안 영으로 만들어 왔다. 

동기부여가 없는 아이들에게 학원은 차라리 집사람이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도 못하다.

그래서 스스로 원하지 않는 학원이나 과외는 보내지 말자고 하는데 집사람은 학원이나 과외 탓만 하고 있다.

정말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