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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229 어떻게 이런 일이 다 일어날까.....

by 굼벵이(조용욱)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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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수)

오늘은 비교적 한산한 하루를 보냈다.

업무보고서 좀 챙기고 시각적인 효과를 두드러지게 하기 위하여 디자인실에 도표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도표가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앉아서 디자인에 관한 책을 보았는데 디자인을 통하여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각적인 의사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테면 타아거우즈의 입을 나이키 로고와 비슷하게 디자인함으로써 우스운 형태의 그림을 통해 나이키의 선전효과를 배가시키는 그런 방식도 있다.

OOO실 L실장은 내가 보기에 언제나 바쁜 일 없이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를 보며 회사 구석구석에 보이지 않는 누수구멍들이 무척 많을거란 생각을 했다.

나와 내 동료들이 죽도록 일하는 동안에 구석구석에서 이런 현상들이 수없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OOOO팀의 C과장이 사장 지시에 의거 해외사업 활성화 방안을 만든 나를 조직에서 정원관리를 잘못하여 문제가 된 데 대한 책임을 묻는데 포함시켜야 한다며 나를 찾았다.

관련자들의 범주에 OOOO팀 실무자 P과장과 함께 나를 포함시켜 가지고 와서는 부득이 내 이름을 넣어야겠단다.

내 행동이 그동안 얼마나 바르지 못했으면 이런 일이 생길까 싶기도 하지만 자기들 잘못을 내게 덤터기 씌우려는 이 형편없는 자들의 행태가 몹시 미웠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미워하기 이전에 내가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내가 3년 전 해외사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OO직군의 사기앙양 및 전문화를 위하여 해외사업처의 요청으로 OO직군 직무를 전문직 대상직무 범위에 포함하여 전문원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규정상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이에 해외사업처에서 35명을 전문원으로 운영하겠다고 하여 일반직 T/O를 그대로 전문직 T/O로 바꾸는 정원조정이 있었다.

그 정원변경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모르나 감사원 감사결과는 하위직인 7직급 기능직 정원을 정부 승인 없이 빼내는 대신 상위직인 전문직 정원으로 돌렸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OOOO팀은 자기들이 행한 일에 대한 책임을 내게 돌리겠다고 찾아온 것이다.

정원조정 권한도 없고 나와의 관련성도 전혀 없는데 내게 책임을 묻겠다고 하니 이 얼마나 야비한 처사인가!

내가 직접 감사를 받은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일한 것을 자기들이 감사받으면서 생긴 일을 나보고 책임지라고 하니 살다 살다 별 이상한 일을 다 겪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C란 녀석은 건들거리며 내 앞에서 나를 아예 깔아 뭉개고 있다.

죽일 놈들...

 

KY가 승진이 확실시 된다.

오늘 있었던 심사결과를 L과장에게 물어본 결과 잘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장이 인사보안을 이유로 인사관리팀 식구들만 남기고 모두 퇴근하라는 지시를 하여 처장이 요구한 승격관련 사업소 동향을 얼른 정리해 주고는 불이나케 퇴근길에 올랐다.

막 전철을 타려고 나서는데 KY한테서 전화가 왔다.

맥켄치킨에서 그와 생맥주에 닭튀김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그에게 지나친 나의 욕심에 대한 사과를 했다.

나는 그동안 너무 지쳐있어 Refresh를 위하여 이제 교육을 다녀와야 하니 1년간 내 자리를 지켜달라는 주문을 했었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가며 오히려 자신이 해외교육을 다녀와야겠다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그도 꿈과 야망이 있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을 것이다.

 

오늘 집사람 생일이어서 5만원짜리 꽃바구니를 하나 보냈다.

들어오는 길에 케이크도 하나 사가지고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생일축하 행사도 가졌다.

둘이 맥주까지 한 잔씩 나누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어제부터 그녀의 표정에 어두움이 깔려있다.

아마도 내가 아이들에게 과외공부를 못하게 하니까 마음이 상한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교육방식이 너무 잘못되어있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까지 쏟아 부은 학원비는 아이들이 부모를 피할 수 있는 유희장소만 제공했을 뿐이다.

원장이란 놈도 호신이를 그저 타이피스트로 이용이나 해 먹었을 뿐 학습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다.

나는 끝까지 자발적 학습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지금와 예측컨대 우리 부부는 평생 아니 죽어서까지 아이들 유흥비만 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