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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119 꿈을 접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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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9(수)

서로 다른 지방사원끼리 결혼한 경우 한쪽 지방사원으로 편입시키는 제도에 대하여 노조가 이의를 제기하며 차라리 지방근무 옵션을 현행 15년에서 10년으로 단축시키는 안을 의견서로 보내왔다.

그 문서의 내용이 어찌나 불경스럽던지 나도 화가났지만 K처장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는 내 검토의견서에 사인을 하지 않고 그냥 방치해 놓고 있었다.

새로 부임한 JMC처장에게 이를 보고하니 당신 생각과 일치한다며 보고서를 읽지도 않고 검토서에 사인을 하였다.

H전무님께 가서 이를 보고하고 나의 교육 문제를 상의하였다.

노동조합과의 전쟁으로 많이 지쳐 잠시 교육이라도 다녀오려고 처장님께 부탁했었는데 전무님이 힘들어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니 당신은 힘든 거 없고 가고 싶으면 새로 부임한 JMC처장 허락을 받아오란다.

그러면서 그냥 있다가 나중에 승진해서 2직급 되거든 그 때 가서 교육을 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 이야기는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결국 그러기로 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저녁에 P선생을 만나기로 하여 양재동에 있는 고기집으로 갔다.

뭉티고기라나 소고기를 날로 먹는 집에서 육회를 먹었다.

KY승진 축하주를 먹어야 한다며 KNS와 함께 자리를 했고 KNS는 조니워커 블랙 양주를 한 병 들고 갔다.

P선생은 여전히 아는 것도 많고, 먹는 것도 많고, 말도 많고, 목소리도 높다.

승진축하연에 P선생의 일방적인 강의만 듣고왔다.

저녁 11시가 넘었으므로 헤어져 전철을 타고 집으로 들어왔다.

 

늦은 밤 잠자리에서 집사람과 다투었다.

집사람이 내 학습방법에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집사람은 과외공부를 시키려고 하고 나는 공부하려는 의지가 없는 녀석들에게 억지로 과외를 시킨다고 공부가 제대로 되는 게 아니라며 스스로 학습법을 주장하였다.

울보 집사람은 울음을 참느라 코를 팽팽 풀어댔다.

지금 아이들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도 다 당신의 잘못된 교육관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하면서 그냥 아이들을 믿으라고 했다.

애들이 귀를 기울인 채 우리 부부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