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5.5(목)
어제의 과음 탓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새벽 양기가 발동하여 잠자는 집사람을 억지로 깨워 좋은 시간을 가졌다.
새벽부터 한바탕 큰 일을 치르고 나니 몸이 나른하고 피곤이 밀려왔다.
컴퓨터가 계속 말썽이어서 컴을 손보느라 컴 앞에서 살았다.
오늘도 집사람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목마른 놈이 샘 파는 거다.
내가 먼저 라면을 끓여 먹었고 이어서 경신이와 호신이가 차례로 인스턴트 비빔면을 각자 삶아먹었다.
집사람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휴일이면 늘 겪는 불편이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그러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불편하고 아이들 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어서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점심 식사 후 영화를 한 편 본 다음 혼자 우면산 산행을 다녀왔다.
녹음이 우거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산을 들어서는 초입부터 초록내음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단풍나무 숲으로 이어진 입구 초입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잎이 무성하게 우거졌는데 가을이 되면 장관을 이룰 듯하다.
온갖 새들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요즘 한참 짝짓기 시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난 주에 약수터 가는 길 가에서 막 피어오르는 원추리 싹을 보았는데 그동안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그 꽃이 보고 싶어 힘들지만 조금 더 걸어 약수터까지 갔다.
원추리는 아직 꽃대를 올리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2~3주 지나면 예쁜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봄을 넘어 초여름에 들어선 기분이다.
담쟁이가 여기저기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다니는 길을 서로 오간다.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나도 늙으면 그렇게 소일할 수밖에 없겠지?
앞으로 술은 좀 줄여 마셔야겠다.
더 먹고 싶고 먹을 수 있어도 적당한 수준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
주변에 술로 인하여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절제하지 않으면 나도 그들과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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