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505 귀향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우면산에 올랐겠지?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16.
728x90

 

2005.5.5(목)

어제의 과음 탓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새벽 양기가 발동하여 잠자는 집사람을 억지로 깨워 좋은 시간을 가졌다.

새벽부터 한바탕 큰 일을 치르고 나니 몸이 나른하고 피곤이 밀려왔다.

컴퓨터가 계속 말썽이어서 컴을 손보느라 컴 앞에서 살았다.

 

오늘도 집사람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목마른 놈이 샘 파는 거다.

내가 먼저 라면을 끓여 먹었고 이어서 경신이와 호신이가 차례로 인스턴트 비빔면을 각자 삶아먹었다.

집사람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휴일이면 늘 겪는 불편이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그러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불편하고 아이들 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어서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점심 식사 후 영화를 한 편 본 다음 혼자 우면산 산행을 다녀왔다.

녹음이 우거져 아름다움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산을 들어서는 초입부터 초록내음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단풍나무 숲으로 이어진 입구 초입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잎이 무성하게 우거졌는데 가을이 되면 장관을 이룰 듯하다.

온갖 새들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요즘 한참 짝짓기 시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난 주에 약수터 가는 길 가에서 막 피어오르는 원추리 싹을 보았는데 그동안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그 꽃이 보고 싶어 힘들지만 조금 더 걸어 약수터까지 갔다.

원추리는 아직 꽃대를 올리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2~3주 지나면 예쁜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봄을 넘어 초여름에 들어선 기분이다.

담쟁이가 여기저기 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가 다니는 길을 서로 오간다.

대부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나도 늙으면 그렇게 소일할 수밖에 없겠지?

 

앞으로 술은 좀 줄여 마셔야겠다.

더 먹고 싶고 먹을 수 있어도 적당한 수준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

주변에 술로 인하여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절제하지 않으면 나도 그들과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