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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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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한차장이 보내준 책을 절반 정도 읽었습니다.
김진영 교수님이 아무리 쉽게 풀이했다고 하더라도 독일철학은 여전히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아도르노가 바라보는 삶의 시각은 정말 지독할이만큼 회의적이더군요.
모든 생에 희망 따윈 없습니다.
그 절망의 끝에 발가벗은 본질 알맹이가 나타난다고 보는거죠.
내가 믿던 사랑마저도 포장된 우월로 철저히 부정당하더군요.
까지고 찢긴 상처에 소금까지 뿌립니다.
속세를 떠나 칩거 중인 나같은 부류는 아예 홀로있음을 귀족성으로 받아들이는 우월주의자로 규정합니다.
앞이 깜깜합니다.
그러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
밤벌레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떨어진 밤 속에 칩거했겠지요.
그 안에서 이번 겨울은 평화의 안식을 얻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 가을 결국 제 손에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한겨울에 구워먹는 밤맛은 그 어느 맛과 견줄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마누라 안주고 혼자 먹을까...
결국 밤도, 밤에 기생하던 벌레도 내 미각을 위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희생됩니다.
난 그거 안 먹어도 잘 살아갈수 있는데 말입니다.
다음엔 내 운명이 나를 밤이나 밤벌레처럼 만들겠지요.
오늘도 아도르노와 함께 밤을 구워먹으며 다람쥐 쳇바퀴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상처로 숨쉬기가 여간 아픈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바보상자 안에선 잘난 사람들끼리 왜그리 시끄럽게 싸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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