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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526 인사혁신방안 최종결재

by 굼벵이(조용욱)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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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5.26(목)

인사 혁신방안에 대한 부사장 보고에 이어 사장 보고를 마쳤다.

힘들고 어렵게 만든 보고서인데 사장은 칭찬의 말 한마디 없었던 모양이다.

사장실을 다녀오자마자 처장방에 들르니 처장은 사장이 피곤해 하더라는 말을 전한다.

사장이야 오로지 이번에 입각하는데 만 온 정신이 쏠려있을 테니 혁신방안에 별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재문서를 비서실에 등록하고 일단 보안을 지시했다.

다음 주부터는 하나하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부사장에게 어제 못다 한 보고를 드리러 갔더니 보고서를 읽어보지도 않고 나를 격려하며 그냥 사인해 주었다.

왜 윗사람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눈물나도록 고마우신 부사장님이시다.

 

오늘 노블 인테리어 L에게 전화를 했다.

노블은 계속 연락이 되지 않아 그동안 짜증이 많이 났었다.

메시지를 남기니 곧 전화가 왔다.

내일 오후 4시에 들러 베란다 창문이 제대로 맞지 않는 우리 아파트 하자를 손봐주겠단다.

 

CYS부장이 저녁을 사겠다고 해 KJH부처장과 OO실 PBW과장, KC부장, LJ과장이 중국집 동천홍에 모여 식사를 했다.

너무 거나하게 많이 먹은 것 같다.

더 마시러 가겠다는 것을 억지로 잡아끌어 생맥주집 알바투로스에서 500CC 생맥주를 한 잔씩 하고 헤어졌다.

생맥주 값은 내가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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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장은 직원들 교육을 시키겠다며 KT 인사제도부장을 강사로 불렀다.

KT는 민영화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극심한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가치관도 많이 바뀐 모양이다.

경쟁을 위하여 그동안 당연시되던 많은 가치나 조직문화를 완전히 버리고 성과와 핵심역량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직급단계부터 우리보다 훨씬 적다.

고졸사원은 아예 뽑지 않는다고 한다.

꼴보기 싫은 OOOO실 친구들도 우르르 몰려와 강의를 함께 들었다.

결과적으로 내게 도움이 된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처장은 나름 흡족해 하면서 이와 같은 행사를 더 많이 하고 싶어 했다.

 

누구나 자신의 그릇 안에서 산다.

밥그릇 반찬그릇 국그릇은 모든 것이 다르다. 

같은 국그릇이라도 김치국 야채국 미역국이 다르듯 인간은 각자 다른 그릇 안에서 맛을 내며 살아간다.

미역국이 맛있어 보인다고 미역국을 김칫국에 섞으면 제맛을 잃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