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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610 우리는 사는게 아니고 살아지는 거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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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0(금)

3일간의 인사고과 관련 특강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K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업도 조금 일찍 끝났고 금요일이기에 다음날 부담도 없어 오늘 저녁 혹시 무슨 건수라도 없나 해서다.

잠시 후 K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남부의 L부장과 아츠풀 센터의 K부장을 불렀으니 교대 앞에서 기다리라고 해 내가 교대역 사거리 5번 출구 근처에 있는 바다 세꼬시집에 모이도록 안내 하였다.

나중에 K부장과 OOOO처 J 그리고 H과장이 합류해 여섯이서 술을 마셨ek.

한잔 두잔 받아먹은 술이 지나쳐 몹시 취해왔다.

1차는 14만원의 술값이 청구되었는데 내가 내었다.

근처 쪼끼쪼끼 생맥주집에서 생맥주를 한잔씩 더하고 헤어졌다.

더 마시면 안 되는데 술이 취하면 나도 모르게 더 마시려는 경향이 생긴다.

그걸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정 수준에 오르면 자리를 피하는 방법을 강구해 봐야겠다.

술이 잔뜩 취했는데 K가 집들이를 하네 마네 하면서 또 시비를 걸어온다.

집사람이 옛날 버릇대로 집으로 사람들 데려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었던 것이 기억나 K부장에게 집사람이 사람들 데려오지 말라고 했다고 하니 K부장이 발끈해서 KE에게 전화를 하고 집사람에게도 전화를 해 댔다.

난 그게 자신이 화를 낼 일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도 나도 술이 취해 점점 추하게 늙어가는 것 같다.

예술처럼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

 

(이랬던 그가 바벨탑 무너지듯 그렇게 오랜기간 공들여 쌓은 관계의 탑을 그렇게 쉽게 무너뜨릴줄 꿈에도 몰랐다.

실은 인간의 삶엔 과거도 미래도 없다.

또 우리는 우리가 사는게 아니다.

그냥 살아지는 거다.

우리를 살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그냥 살아지는 거다.

운칠기삼이라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운칠을 이기는 기삼 없다.

운명을 경시하는 교만은 전두엽의 착각일 뿐 궁극엔 운명으로 귀결되더라.

오늘은 어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관련을 지으려는 것은 알량한 내 생각일 뿐이다.

거기에 미래까지 예측하려 들고 예측이 빗나갈 때 불편해하는 게 또 인간이다.

그냥 오늘을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내는 생존력을 키우자.

바벨탑의 붕괴를 어느 누구의 책임이기 이전에 내 운명으로 받아들이자.

그게 생존의 비결이다.

칼을 휘두르고 총을 쏘며 복수의 활극을 벌이는 행각은 전두엽에게서 비롯되었지만 생존을 어렵게 하는 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