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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613 원하는 보고서 스타일이 다른 것도 스트레스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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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3(월) 

처장이 부사장을 모시고 아침부터 신경쟁력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참석하러 갔다.

덕분에 아침회의 소집이 없어 비교적 자유로운 오전을 보낼 수 있었다.

오후에 처장이 오자마자 처장 방에 들어가 교육을 다녀온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우리회사는 다른 민간기업과 대비해 보면 마치 외부와 격리된 지리산 피아골의 낙후된 작은 마을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더니 대뜸 그 모든 책임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은 나한테 있다고 했다.

기분이 심하게 상해 조개처럼 입을 다물어버렸다.

다른 민간기업에 비해 우리가 더 잘하는 부분이 많은데 인사고과와 관련해서만 보면 그런 느낌이라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는 주제를 돌려 OO직군 관련사항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처장은 OO직군 인력의 수요 증가라든가, 해외사업을 위한 발전회사로부터의 파견 인력에 관한 전문성 확보방법 그리고 특수직군의 구체적인 정의 따위가 나와야 한다며 일언지하에 나의 의견을 잘라버렸다.

그러면서 이미 Y과장에게 구체적인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놓았으니 좀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검토를 하란다.

기분이 잡쳐 결재파일을 덮고 처장 방을 나왔다.

구체적인 안에 대하여 너저분하게 나열하는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도 그럴줄 알고 compact하게 간결한 보고서를 작성했더니 이번에는 그걸 가지고 시비를 붙는 거다.

시시콜콜 나열한 너저분한 보고서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리라 생각하고 Y과장에게 보고서 보완을 지시했다.

Y과장도 기분이 몹시 상한듯 벌레 씹은 표정을 짓는다.

그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까지 일러주었다.

OOOO처와 OO처에 가서 실무자와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도 지시하였다.

****************

남동의 N부장이 내게 나타나 자체 내부평가 문서를 들이밀면서 평가를 해 달란다.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외부인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였다면서 외부평가위원의 자격으로 서류를 검토해 달라고 t심사비 19만원과 함께 서류뭉치를 들고 왔다.

내가 평가위원이 되어 평가해 보는 것도 내가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러마고 약속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야근을 하면서 그걸 검토하려고 했는데 KC부장이 나타나 함께 짜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집에서 일하기로 하고 부랴부랴 일거리를 챙겨 천미향 중국집에 가니 OOOO팀 B부장 일행이 자리에 앉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혁신을 주도한다는 B부장 일행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신입사원 일주년 워크샵의 의미 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외부 민간기업과 비교한 우리의 실상 따위를 이야기하니 모두들 놀라는 표정으로 내 말을 경청했다.

B부장 팀은 모두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K부장과 들어오면서 H장과 함께 전통차 집에서 맥주 4병을 더 나누어 마시고 들어왔다.

술이 취하면 곧바로 집에 들어와야 하는데 꼭 그렇게 2차집을 들른다.

그렇게 되면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아까운 시간은 시간대로 가버린다.

앞으로는 더 이상 2차를 가지 말아야겠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2차는 가지 말고 적당히 1차에서 식사와 술을 마신 후 곧바로 집으로 들어오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 같다.

집으로 들어와 집사람에게 L단장이 벌인 사단에 대한 원인을 이야기 해 주었다.

KW 부인 K와 LJ 부인 K가 우리회사 얼굴에 똥칠을 하고 다니는 모양이라고 말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