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14(화)
N부장이 부탁한 내부평가 문서를 평가하느라 오전 내내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KT과장이 근무평정 제도 용역관련 서류를 기안했기에 이를 검토했다.
계약관련 사항은 그의 전공이었으므로 이번에는 그리 많이 손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
몇 군데 손을 보아 수정해 줄 것을 지시했다.
YW과장이 가져온 즉시시행 과제에 대한 보고서는 새로 작성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전면 수정해주고 보고서를 다시 만들 것을 지시하였다.
처장은 연수원에 강의 나가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듯하다.
그는 인사가 처음 맡는 보직이어서 심도깊게 알지 못한다.
그 상태에서 인사에 관한 강의를 하려니 강의 교안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번에도 내가 나가 강의하던 신입사원반 강의를 자신이 직접 나간다고 내 강의교안을 달라고 해 나만의 스타일로 강의했던 내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많이 불편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2, 3직급 사무-기술 교류반에 강의를 나가겠다며 강의 교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강의 교안은 자신의 강의 스타일에 따라 스스로 만들거나 적어도 초안을 주고 정리를 부탁하면 모를까 남의 교안을 앵무새처럼 말하는 것은 정말 남사스런 일이다.
그런 부탁을 하면서도 왜 그동안 그런 걸 준비하지 않았느냐, 부장들이 왜 그동안 그런데 강의를 나가지 않았느냐는 둥 온갖 듣기 싫은 소리를 했다.
바쁘지만 않으면 기분 좋게 그의 요구를 들어 주겠지만 그동안 시킨 일이 많아 부가적으로 그 일을 더 해내기가 버거운 상태에서 싫은 소리까지 들어가며 강의교안을 만들어주려니 마음이 상해 나도 모르게 처장 앞에서 얼굴에 싫은 표정을 한 것 같다.
KT과장에게 강의교안 작성 방향에 대하여 지시하였다.
내가 먼저 선수치며 씩씩거리니 자기가 화낼 여지가 없었던지 그는 군소리 없이 교안 작성에 임했다.
저녁을 먹고 야근을 하고 있는데 KC부장이 전화로 나를 부른다.
백암순대집에 있으니 나오란다.
몸이 피곤하여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나갔다.
JI 부장과 JH를 만나 소주 한 잔 하고 텐텐에서 폭탄주 3잔을 마시고 들어왔다.
(나의 젊은 시절 일도 많이 했지만 술도 참 줄기차게 마셔댔다.
그런 젊은 날의 단련이 남은 생 나의 내장건강에 도움을 줄지 해를 줄지 모르겠다.
그건 더 살아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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