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7(일)
아침에 집사람을 힘껏 안았다.
집사람도 바짝 안겼다.
참으로 오랜만에 안아본다.
정말 곰 같은 여자다.
여우같은 마누라였으면 그렇게 오랜 세월을 혼자 아파하면서까지 자신을 주장하려 하지 않을 터인데 그녀는 곰처럼 자신의 생각을 침묵으로 관철시키려 한다.
나를 포함해 모두가 그렇게 곰처럼 늙어가는 모양이다.
처가의 장인 장모가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 부부랑 너무 비슷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도 점점 그렇게 닮아간다는 생각이다.
아침 일찍 시골집에 다녀왔다.
작은 아버님과 부동산 등기이전 관련 서류에 관하여 몇 가지 상의를 하고 계약서에 서명날인한 후 법무사가 요구하는 자료목록을 가지고 왔다.
이번에 긴 밭 699-1번지와 699-3번지 논을 사고 벙거쨍이 죽리 327번지 논 650평도 함께 사기로 하였으므로 거기에 필요한 서류들이다.
작은 아버님 내외를 엄마 몰래 성당에 모셔다 드리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 형님 집에 가서 서류를 전달한 후 점심을 얻어먹고 집으로 왔다.
졸면서 영화 몇 편을 보았다.
이미 계약금 잔금 다 지불하고 계약서까지 쓴 벙거쨍이 죽리 327번지 논을 OOO가 뒤늦게 나타나 자신이 사겠다고 강짜를 부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단다.
이미 작은 아버지가 사시겠다고 한 밭 400평도 자기가 사겠다며 거의 빼앗다시피 한 상태이다.
결국 작은 아버지가 양보를 하였다.
(그 땐 몰랐지만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종중의 현재모습을 예고하는 단서들이었다.
모두들 종중 전체보다는 제 욕심으로만 가득 채워진 종중.
그 욕심끼리 부딪치며 피튀기는 혈전을 벌이다가 결국 종손이 아작나버린 종중.
나는 그 때 종중재산을 어떻게든 빨리 처분하고 정리해야 한다는 종중의 입장을 생각해 곧바로 여력이 있는 범위 내에서 매입의사를 밝혔었던 거다.
회전의자는 임자가 없다지만 사람도 땅도 모두 임자가 따로 있는 듯하다.
사람이건 땅이건 욕심만 부린다고 임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 때부터 나는 이미 은퇴후 삶을 이곳 고향에서 보내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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