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9.5(월)
“스스로 여유를 찾아야 한다.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 화려한 외출이 필요하다.”
나라고 소처럼 매일 사무실에 앉아서 엉덩이가 짓무르도록 일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KHC이는 툭하면 외국을 제 집 드나들 듯 하는데 나는 매일 일에 치어 미련 곰탱이 처럼 사무실만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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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OOOO팀에 내려갈 기회가 있어 CBW 과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OO처라는 것이 마치 서커스단의 곰과 같아서 재주만 부려대고 그 결실은 전부 인사처가 주워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 지도 모른다.
인사처에서도 인사제도팀은 OO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힘들고 어렵게 고생해서 제도를 만들면 운영팀에서 홀딱 주워 먹고는 온갖 생색은 그들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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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승진이 이루어지고, 이동이 이루어지고, 교육훈련이 이루어질 때 고마움을 느끼지 자신이 승진이 될 수 있도록, 이동이 될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에 대한 고마움은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마음으로만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게 더욱 값진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제도 개선 당사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 주었으면, 쓴 커피 한잔, 쓴 소주 한 잔 같이 나누면서 자신의 노고도 좀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아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도나 정책보다 운영부서 근무를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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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여러 가지 상념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으므로 성과목표 책정을 핑계 삼아 아침 11시 20분경에 OO지사로 날랐다.
성과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OO지사장이 인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필요성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OO으로 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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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어부의 마을에서 12000원짜리 정식을 점심으로 먹었다.
음식이 정말 푸짐하게 나왔다.
잔뜩 때려먹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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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지사장 SW은 자기 색깔이 진한 사람이다.
그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인사에 관한 소신을 이야기하는데 그는 하루 종일 이야기하래도 할 사람이었다.
그는 누에고치가 실 뽑듯 줄줄줄 그의 생각을 늘어놓았는데 대부분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아마도 J처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자기 생각인양 늘어놓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에게 신나게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는 나의 맞장구에 기분이 좋아져 줄줄줄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때로는 이런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그렇게 별 것 아닌 것에 커다란 즐거움을 느낀다.
빈말이라도 내 생각이 당신 생각과 같고 내가 보기에도 그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크게 공감하며 친한 친구가 된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다시 그와 친구가 되었다.
그에게 사장들이 임기 중 보이는 사고와 행동패턴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사장의 행태를 관찰해 왔는데 거의 한사람의 예외도 없이 첫 해에는 잘해 보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다음 해에는 조금 의아한 부분들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마지막 3년 차에 접어들면 정말 형편없이 비합리적인 인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도 어디에서 새로운 정보를 접했는지 K사장의 예를 들었다.
누군가가 그를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도 이 말에 동의한다며 나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전임 사장을 씹으며 다시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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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별 대표과장을 불러 성과목표 작성방법에 대한 교육을 마쳤다.
P부장은 우리를 데리고 일식집으로 가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저녁 내내 회사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누었다.
성과책임 강의를 담당한 신현관 박사의 너스레는 유별나다.
대리운전까지 섭외해주어 정말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낸 모처럼 만의 외출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P부장이 총무부장으로 있는 덕에 술에 밥에 제대로 얻어먹었다.
기획실장 A도 우리와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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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렇게 밖으로 돌며 현장의 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J처장 지론인 만큼 J처장 계실 때 부지런히 이런 기회를 갖도록 해야겠다.
특별한 현안사항이 없으면 사업소에서 현장설명회를 자주 가져야 할 것 같다.
무슨 일이든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아주 열심히 사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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