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9.3일(토)
아침 꼭두새벽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기는 것만큼 열심히 사는 것도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귀로 열심히 들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곤두서고 내 생각과 해석이 맞는지 자막의 내용을 확인하는 데에 몰두하다보니 머리가 보통 아픈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은 잠이 솔솔 온다.
집중하다보면 잠이 잘 오는 것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다.
영화는
after sunset,
land of plenty,
wedding date,
a lot like love,
matrix reloaded 따위를 보았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영화보는 모습만 보이지 않기 위하여 간간히 책을 읽었다.
어쨌든 현재 순간의 삶에 충실하려는 나의 노력을 아이들에게 보이는 과정에서 내 스스로도 그만큼 더 성장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
영화를 보면서 영어공부 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웠더니 피곤과 함께 졸음이 몰려왔다.
11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누웠다.
내가 잠자리에 들자마자 아이들은 각자 제방에서 나와 활개를 친다.
녀석들은 명화극장을 본다며 내 방까지 진입해 죽치고 앉아있다.
아이들을 내 쫓았더니 이번에는 싱크대 위에 설치된 작은 액정 TV앞으로 우루루 몰려갔다.
아이들은 내가 무서운 거다.
공부도 내가 무서워 억지로 할 뿐이다.
아직도 스스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그저 엄마가 시키는대로 피동적으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필요에 의해 열심히 살아가게 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충격요법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가혹하고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가급적 좋은 글을 통하여 왜 자기만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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