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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026 호신이 선생님 전상서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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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6(수)

LHP부장이 직접 우리 사무실에 들렀다.

OOO에 비협조적이라는 LDS실장의 발언 내용에 대한 오해도 풀 겸하여 내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기 위해 들른 것 같다.

나는 인사에 관한 OOO의 시각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임을 또박또박 설명해 주었다.

KET가 점심을 같이 하자고 해 나갔더니 KSK과장이 함께 나와 있어 LHP부장과 함께 넷이서 점심을 먹었다.

바야흐로 승진 철이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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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이가 성적표를 받아왔다.

담임선생님은 성적표 앞면에 간단한 편지를 쓰고 뒷면에 부모님 답장을 써오도록 하셨다.

나는 곧바로 답장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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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이 성적표 뒷면에 써 보낸 답장편지]

우리 호신이가 중간고사에 드디어 중위권에 들었군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학기보다 평균이 무려 12점이나 올랐습니다.

다음번 기말고사에서도 평균 10점을 더 올려 상위권에 진입하기로 호신이랑 약속을 했습니다.

이번 중간고사를 계기로 호신이가 끊임없는 도약을 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수업태도가 좋아졌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요즘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선생님이 관심 있게 지도해 주신 덕택입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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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인터넷으로 PYM선생님에게 메일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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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사부장 교류회에 다녀왔습니다.

롯데호텔에서 매월 정례모임이 있는데 여러 부류의 회사 인사부장이나 임원들이 모여 세미나를 갖습니다.

그중 아마도 제가 가장 나이가 많은 축에 해당할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지나치게 승진이 정체되어 있어 다른 회사에 비해 승진이 매우 늦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가장 질문이 많고 지적 호기심이 누구보다도 강합니다.

그렇지만 창피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갖지 않습니다.

학문에는 나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배워 변화를 선도해 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이는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 죽을 때까지 학문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물론 그것을 실천하느냐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저는 늘 이렇게 일상을 주제로 이야기를 열어가는 습관이 있습니다.

호신이 성적표에도 썼습니다만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호신이가 조금 까불기는 하지만 천성적으로 나쁜 기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칭찬과 격려에 많은 자극을 받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가급적이면 칭찬과 격려를 통해 스스로 깨우쳐 나가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에도 저는 예외 없이 휴일이면 아이들과 함께 독서실에 나갑니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저에게 더욱 유익하더라구요.

책을 읽으며 제 자신을 스스로 조탁해 나가는 계기도 되고요.

그러는 사이 아이들과 많이 가까워지더군요.

점심에는 함께 햄버거도 먹고, 핏자도 먹고 하면서 하루 온종일을 보내고 나면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아이들도 잠만 잔다고 내게 혼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마음이 뿌듯한 것 같더군요.

일단 그렇게 제 스스로 modelling을 해 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녀석들 어디든 제 길을 갈 터인데 하늘의 뜻에 따라 갈 것 내가 안달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자꾸만 자꾸만 제 욕심을 접습니다.

이번에 호신이는 확실히 turning point를 마련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이 주신 편지로부터 기인하였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많이 글을 이어가고 싶지만 지루해 하실 것 같아 여기서 접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