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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226 본사 볼링회 연말 총회

by 굼벵이(조용욱)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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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6(월)

노사협의회 안건을 보고했다.

꼼꼼한 J처장이 하나하나 짚고 넘어갔고 급기야는 동문인 P국장을 직접 불러 내려 둘이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다.

쌍방간에 그런 태도가 필요하다.

노사협상은 절대로 협상테이블에서 이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잭웰치의 견해다.

그만큼 사용자가 노조를 찾아가고 서로 communication이 이루어져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J처장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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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볼링회 총회가 있었다.

일미 쌈밥 집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KC부장이 양주를 한 병 보내왔다.

모두들 정말 흥겹게 취했다.

P는 처장을 대신하여 잠깐 와서 얼굴만 삐죽 보이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LS과장과 JH과장까지 대동하고 왔다.

총무는 어느새 술이 떡이 되어 정신을 못 차렸다.

회원들은 부장급인 내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좋아하는 듯했다.

그래서 중간에 빠져주려던 내 생각을 접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혹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보살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모두들 순수한 마음으로 흠뻑 취했다.

2차를 제안하는 YEO이에게 더 이상 취하면 곤란하니 차라리 노래방을 가는 게 좋겠다고 권하였다.

강남 노래방에서 모두들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몸치라 춤을 잘 못추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춤을 추는 척 하면서 내 둔한 몸을 흔들어 대었다.

KHM위원장은 술이 도를 넘자 조용히 사라졌다.

SS OOO에 근무하는 O과장도 조용히 사라지더니 구판장 신발코너 아가씨도 신명나게 춤추며 노래하고 놀다가 어느새 사라졌다.

그 아가씨는 내 볼에 키스 까지 했었다.

나와 부르스를 추고 싶어 했지만 나는 춤꾼이 아니어서 그녀로부터 도망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무슨 다른 마음을 먹고 그러는 것은 아니고 정말 순수한 감정을 그대로 발산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모두들 아무 잡음 없이 조용히 사라져 갔다.

젊은 친구 두서너명과 KJW과장 그리고 YEO이만 남았다.

K과장이 너무 취한 것 같아 그를 택시에 태워 보내려는 데 그는 구지 나를 먼저 보내야 한다면서 택시를 잡더니 나 먼저 태우고는 마다하는 나의 손을 뿌리치고 20,000원을 차 안에 들이밀었다.

술이 떡이 되었는데도 정말 대단한 정신력이다.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손길이었다.

또 술이 취해 집 앞에 내린 내 모습을 경비 아저씨가 보는 것 같아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기억이 있는 날은 그렇다 치고 기억이 없는 날은 아마도 휘청거리며 비참한 모습을 그에게 보여 왔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평소라도 정상적인 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몰래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