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112-19 술독에 빠져 지낸 한 주

by 굼벵이(조용욱) 2024. 1. 26.
728x90

2007.1.12~

그동안 너무 무절제하게 생활했다.

11일 BNS부장과 그렇게 심하게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인 12일 날 인사처장, KC부장과 함께 권서방네 순대국집에서 소주를 적잖이 마셨다.

인사처장이 고등학생 시절 서울 올라와 입주과외하면서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순애보를 들었다.

경기고등을 쳤다가 떨어져 결국 경기상고를 가야 했던 그의 친구 KS이와 그의 어머니가 보여준 극진한 사랑이야기는 한편의 소설이다.

친구 어머니가 시험에 합격하라고 귀한 소고기 국을 끓여주고,

시험보는 아이들이 편히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이야기,

시험 보는 날 혹여 눈길에 미끄러질까봐 아침 새벽부터 연탄재를 깔아놓았던 헌신적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땐 형편이 어려워도 사랑이 흘러 넘쳤다. 

고등학생 시절 있었던 작은 사랑이야기들을 얼마나 재미있게 엮어내는지 완전 감정이입 되어 배꼽을 잡으며 들었다.

그는확실히  천부적인 Story Teller다.

 

13일은 집사람과 함께 목계에 갔다.

둘이 여주휴게소에서 우동으로 아침을 때우고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여우섬 여울에 도착하니 추남이 먼저 와 있다.

열심히 줄을 흘려보지만 전혀 입질이 없다.

이미 수온이 영상 5도를 가리키고 있어서 너무 추워 물고기의 활동이 어려워진 것 같다.

추남에게만 두 마리가 걸려들었을 뿐이다.

그 중 한 마리는 내가 건져내었다.

남의 낚싯대에 걸린 고기를 대신 손맛 본 셈이다.

잡힌 물고기 두 마리를 차에 싣고 평택으로 갔다.

KD내외를 만나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일식집에서 푸짐하게 식사를 한 후 장계남이 운영한다는 원곡 근처 카페로 가 생음악 노래를 들으며 맥주 몇 잔을 마시고 모텔에 갔다.

집사람과 KD 안사람이 sex 보조기구를 보더니 신기해하며 하나에 1만원하는 실리콘 제품을 slot machine에서 꺼내들었다. 나도 KD안사람에게 낙타 눈썹이라는 이름을 가진 보조기구를 사주었다.

두 여자가 호기심에 가득 차서 깔깔거리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 후로 집사람은 그거 언제 사용할거냐며 내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 하는데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14일엔 LJB위원장 딸 결혼식이어서 거기 갔다가 평택지사 식구들 얼굴을 많이 보았다.

CSH OO본부장 내외와 함께 추어탕을 먹고 헤어졌다.

추어탕 값은 KD가 내었다.

KKN부처장을 내 차에 태워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KK부처장을 남부터미널 전철역 앞에다 내려주고 집으로 들어왔다.

한 숨 잠을 자고 나서 MH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MS를 만나기 위하여 경기도 광주에 가 있는 모양이다.

MS는 집사람과 싸우고 집을 나와 광주의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고딩시절 본 모습 그대로 그는 아직도 성실성과 거리가 멀다.

자유로움을 벗어나 너무 무책임하게 산다.

같이 만나 옛 고딩시절 같은 반 친구 셋이서 옛날이야기 하며 함께 소주를 마셨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자리가 계속되는 것 같다.

 

15일에는 NK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주말에 이사를 가는데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는 제안이다.

매일 계속되는 술이어서 몸이 따라주지 않아 사양하고 싶었지만 딱히 다른 날도 정하기 어려워 그냥 오늘 저녁에 만니기로 했다.

일식집에 가서 저녁 정식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둘이서 네 병을 마셨다.

그냥 헤어지기 싫어하는 눈치여서 정종 대포를 한 잔씩 더하고 가자고 했다.

거기서 우리를 꼬이려는 요상한 처녀를 만나 NK가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잘 몰랐는데 NK가 유심히 보니 그 처녀가 우리에게 계속 사인을 보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처녀를 데리고 생맥주 집에 가서 생맥주를 같이 마셨다.

내가 생맥주집에 들어가면서 주인에게 그녀를 아느냐고 물으니 안다고 했다.

아마도 무언가 문제가 있는 여성 같아보였다.

내가 내쫓다시피 그녀를 차에 태워 보내고 NK와 헤어져 집으로 들어왔다.

그 시각이 무려 새벽 한시 반이다.

 

16일은 인우회가 있는 날이다.

OO지점장으로 발령이 난 KKN부처장 송별식도 함께 했다.

아울러 총무팀장으로 새로이 발령을 받은 BJH부처장 환영식도 한꺼번에 진행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산소 노래방엘 갔다.

계속되는 과음에 술이 절어 온 몸이 말이 아닌 것 같다.

KC부장과 함께 택시를 돌아오는 길에 KC부장이 또 술을 하잔다.

나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술집에서 졸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집에 들어왔다.

 

17일은 갑자기 부사장님과 스케줄이 잡혔다.

함께 갈치 찜 집에 가서 술 한 잔 한 후 또 산소노래방엘 갔다.

높은 사람들일수록 그런 기회가 별로 없고 외롭게 지낸다.

그래 그런지 이참에 한 번 제대로 놀아보고 싶었던 듯하다.

처장은 기회다 싶어 재빨리 노래방을 제안했고 부사장은 이를 받아들여 자신이 노래방 값을 내는 조건으로 노래방을 가자고 했다.

부사장은 정말이지 열정을 다해 온 몸으로 노래를 열창했다.

노래시간이 지난 후 보기 드물게 깨끗하게 헤어져 윗분들을 보내고 나는 전철을 타고 집에 들어왔다.

 

18일은 인사부장 교류회가 있는 날이다.

신년이어서 그런지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SK 텔레콤 인사 매니저가 자기네 혁신 이야기를 발표했다.

우리와 상황이 다르지만 그들 나름대로 혁신을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한 것 같다.

코디로 나온 S대 LKM박사가 그의 강의에 경멸조의 강평을 했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에게 그의 그런 표현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들은 나름대로 노사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회사 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조직문화를 감안하여 자신의 회사에 가장 적합한 혁신 툴을 도입한 것일 뿐인데 L박사가 자신의 잣대만을 들이댄 것이라고 했다.

저녁으로 스테이크가 나와 맛나게 먹었다.

조선호텔 음식이 롯데호텔 보다 나은 듯하다.

와인까지 곁들여 주어서 더욱 품위있는 식사를 했다.

와인이지만 결국 오늘도 예외 없이 또 술을 마셨다. 

 

19일은 동기 모임이 있는 날이다.

이번에 7명이나 무더기로 2직급에 승격을 했고 자회사로 간 동기 중 LKH와 JJO이 처장급으로 승진했다.

이를 축하해 주기 위해 소백산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결국 3차 ' 무쏘'까지 가게 되었다.

무쏘에서 KWS부처장 동기들을 만났다.

HIJ는 술집여자를 껴안고 앉아있는데 눈이 게슴츠레한 것으로 보아 이미 맛이 간 상태다.

 

KMS이가 정년퇴직 시기조정과 관련하여 내게 끝까지 그 위법성을 주장하는 통에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

그는 그의 감정을 감추기 위해 나름 포장을 하지만 나는 그의 감정을 느끼고 읽을 수 있다.

그가 노무사인 자격을 걸고 나의 견해에 절대 복종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논리적 근거를 가져다 대지만 아직은 내가 K과장 보다는 한 수 위에서 폭넓게 생각할 수 있다.

아무리 코칭 이론을 실천하려 해도 이런 상황에 부딪치면 감정이 치고 올라와 코칭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저녁에 동기회에 참석하면서 KYS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K과장이 나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지 모르니 술 한 잔 사주라고 했다.

나중에 K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감사히 잘 먹겠다고......

 조직생활은 이런 것이다.

서로 부닥치고 혼내고 해도 뒤끝 없게 깨끗이 감정정리 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