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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120 나를 진정 사랑했던 여인의 가슴에 돌을 던지다니

by 굼벵이(조용욱) 2024.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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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토)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제 마신 술이 영 깨질 않는다.

하지만 이미 약속한 시간이 있기에 부지런히 잠실 테니스장에 나갔다.

그동안 낚시하러 다니느라 테니스장을 자주 나가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나타난 나를 많은 회원들이 반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랜만도 아니다.

지난주에는 목계 낚시터에 들렀다가 평택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LJB위원장 혼사에 다녀오느라 테니스장엘 가지 못했었다.

내가 낚시를 시작한 이후로 참석이 소홀하자 회원들이 그런 편향적 생각을 갖는 것 같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사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어디 가나 인사가 만사라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JH부처장은 자신이 인사처에 근무했던 경력을 무기로 내게 공격적으로 대한다.

이사람은 직급이 낮은 상대방에 대해서는 존중하려 하기 보다는 공격이나 비하를 통해 자신의 잘남을 증명하려 든다.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 나를 KYM전무가 두둔하고 나선다.

이분은 언제나 내게 호의적이다.

감정이 이성에 앞선다는게 사실임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면 앞으로 내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정말 많다.

주변의 다른 많은 회원들은 말 한마디 없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침묵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주로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하는 것 같다.

나를 통해 인사에 대한 따끈한 최신 정보를 입수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집에 와 잠시 눈을 붙인 후 '행복한 이기주의자' 책을 들고 일산행 전철을 탔다.

병진이가 일산에 사무실을 내었는데 한번 놀러오라고 해 동네 시골 친구들이 거기서 모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운숙이와 영란이도 왔고 경국이 용범이 정원이 모두 함께 모였다.

평택에 있는 순식이와 순옥이만 빠지고 모든 시골 동네 친구들이 다 모였다.

병진이가 자주 이용한다는 음식점에서 김치찌개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이어 생맥주집에 가서 생맥주 한 잔씩 더 하고 헤어졌다.

생맥주 값은 내가 내었다.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전철 안에서 영란이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제는 SY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영란이 표현에 의하면 SY이가 그런 끔찍한 경제사고를 내고 나서도 국민학교 통창생 KIJ와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KIJ는 약간 끼가 있는 친구인데 아직 시집을 가지 않았단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친구는 정말 못된 친구다.

착하디 착한 PKS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채 저 혼자 집 나가 엉뚱녀와 애정행각을 벌인다는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말이다.

YS란 여인도 SY 주변에서 그에게 당해 결국 남편 재산 말아먹고 딴 짓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영란이 입을 통해 충격적인 사실들을 접하면서 그가 그렇게 자란 배경 속에 혹 내가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가 싶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어려부터 지금껏 왜 그리 날 의식하며 앞서가려 해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경쟁은 자기 자신하고나 할 일이지 남과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운숙이가 찬숙이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어 찬숙이와 통화를 했다.

시집가 경남 함안에서 산단다.

그녀가 어떻게 변했는지 참 궁금하다.

눈이 큰 찬숙이,

나를 많이 좋아했던 찬숙이,

엄청 성실했던 찬숙이,

마지막엔 내게 아무 말도 없이 혼자 떠나갔던 찬숙이다.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없던 내가 미워 사랑이 증오로 바뀌었던 듯하다. 

난 참 나쁜 놈이다.

잘 나지도 못했으면서  나를 진정 사랑했던 여인의 가슴에 돌을 던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