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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723 노조 P국장과 오해를 풀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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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23(금)

단협 안건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모양이다.

사장님도 단협 안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해하시는 것 같다.

P국장으로부터 월요일 미팅을 오늘 했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와 그렇게 하자고 했다.

오후 늦은 시간에 P국장이 나타나 둘이 마주앉아 단협 안에 대해 협의했다.

계열전환자에 대한 초간 가점 부여를 위한 전직경력 인정과 관련하여 P국장이 내게 통사정을 한다.

조합원 중 누군가가 단단히 KJY위원장을 압박했고 따라서 K위원장이 P국장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걸 해결하라는 주문을 한 것 같다.

P국장 스스로도 그것이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게 통사정이다.

마녀사냥식으로 나를 매도하여 죽음 일보직전까지 몰아놓은 뒤 들어 줄래 말래 하는 식의 교섭이다.

2003년 이전 계열전환 직원 모두에게 전직경력을 2년간 인정해 주기로 합의하고 협상을 마쳤다.

당초 선별적으로 3년까지 인정해 주던 것을 모든 직원에게 2년간 인정해 주기로 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더니 입이 벌어졌다.

P국장이 그간 쌓인 감정도 풀 겸 저녁식사를 같이 하잔다.

남원 추어탕 집에서 홍어 삼합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그는 삭힌 홍어를 유별나게 좋아한다.

KMS과장과 KYS과장을 함께 데리고 갔다.

술이 어느 정도 되자 P가 내 사건 관련한 변명을 시작한다.

자기가 내 목을 치려한 게 아니고 위원장이 전부터 나를 안 좋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전에 위원장의 호봉과 관련하여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다.

위원장은 당선과 동시에 30호봉을 인정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전산이 잘못되어 30호봉에 추가적으로 매년 1호봉씩 승호를 한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부당이득이 발생하였고 따라서 그걸 회수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놓고 옥신각신한 적이 있었다.

이 때 기분 나쁘게  내가 자기한테 와서 그 회수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실이 없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SWS과장에게서 들었는데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찾아가 호봉이 잘못된 사실을 설명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를 거론하는데 파견자 관련 사항이었다.

노조에서 노무처와 염소고기를 먹으러 가는 버스 안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파견자 임금차액 회수 안내 문제와 관련하여 나랑 통화하면서 P국장이 난리를 떨었고 그 바람에 위원장 이하 모든 국장들이 좋은 기분을 완전히 망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건도 내 느낌으로는 오히려 P국장이 임금회수문제를 거론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것처럼 보였었다.

파견자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진행하던 중 인건비 회수문제를 처음 거론한 사람도 P국장 이었다.

그랬던 그가 그렇게 난리를 피운 데는 KM과장이 중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P국장과 K과장 간 모종의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것이 중간에 내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으로 P국장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오해로부터 생겨났고 그 오해의 원인에는 언제나 Communication Error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P국장에게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 번 째는 무조건 매월 한번씩 만나자는 것이다.

현안사항이 있건 없건 간에 한달에 한번씩은 만나서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장을 만들자고 했다.

두 번 째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해 달라고 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방향과 회사가 나가는 방향이 항상 같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서로 방향을 달리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자기의 입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Win-Win 전략을 구상하자는 것이다.

입장이 다르다고 서로를 비난하지 말고 상대방 의견을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기 것만 고집하며 상대방을 죽이려 들 것이 아니라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법임을 설명했다.

P국장도 술김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합의를 했다.

P국장은 요즘 KJH국장과 전쟁을 치르는 모양이다.

K국장과의 관계와 왜 그가 국장직을 사임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다.

그는 K국장이 본래부터 다른 뜻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그동안 사실 현 위원장을 위해 일 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일 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마도 이번 기회에 대권을 향한 도전이 생길지도 모른다며 걱정했다.

그렇다면 정말 재미있는 노조 내 난투극이 벌어질 것이다.

난 사실 이런 쓰레기 같은 난투극을 벌이는 정치판을 혐오한다.

P국장을 보내고 KM과장과 KY과장이 한잔 더하자고 해 교대곱창에 가서 소주를 마셨다.

이친구들이 우리집에 오고 싶어 해 데리고 와 맥주 한 잔 더 한 후 라면을 끓여 주었다.

한동안 뜸하더니 이제 예전의 그 버릇이 되살아난다고 집사람이 앙탈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