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2~3
사장 취임식이 있었다.
LWG차관이 사장으로 부임했다.
앞으로 또 무슨 일들이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새로 부임해 오는 사장들마다 예외 없이 인사혁신을 부르짖는다.
실험 개가 전기 자극에도 꿈쩍하지 않듯 혁신 피로도가 극에 달해 이제는 무덤덤하다.
너무 긴장할 것도 없고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될 것 같다.
바쁘면 바쁜 대로 바쁜 가운데 여유를 갖고 그 안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즐기며 살면 된다.
사장이 바뀌면서 전격적으로 인사처장도 경질되었다.
동대전 지점장 OSK과 비서실장 HY, 기획처장 JCK와 인사처장 KJS이 서로 맞바뀌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당신의 수족 역할을 할 사람을 핵심 포스트에 앉힌 거다.
덕분에 부임할 때 삼개월 후에 나를 쫓아내겠다던 KJS처장은 나보다 먼저 자리를 옮기셨다.
같이 일해보니 그게 아니라고 판단한 KJS처장은 술이 취해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니? 그런데 넌 왜 날 안 좋아해?"
하시더니 먼저 가버린 거다.
JJH노동연구원 연구원이 정부 경영평가 인사관리부문 간사를 맡게 되어 KSJ, JCH, PKH과 함께 그를 방문하여 인사를 나누며 안면을 텄다.
퇴근길에 KMS과장이 한잔 하자며 휴대폰에 문자를 날렸다.
교대역 근처 민속주점에서 둘이 닭발과 녹두전을 안주삼아 소주를 3병 마셨다.
K과장이 술값을 내었다.
미안한 마음에 내가 맥주 한잔 더 하자고 하고 내가 샀다.
그사이에 PJH총무팀장이 전화를 했었던 모양이다.
관리본부장이 주관하는 인사처장 송별회를 마치고 2차 자리를 '게스트'로 옮겼는데 KJS처장 주특기가 또 발동하여 늦은 시간에 소집명령이 떨어졌던 모양이다.
KMS와의 술자리가 그리 시끄럽지도 않았는데 왜 내가 전화를 받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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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찍 K처장을 만나니 어제의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 건넨다.
“니는 주말엔 낚시를 다니느라 영 통화가 안 되더라.
5번 통화해야 한 번 될 동 말 동이다.”
속으로 많이 미안했다.
JCK 신임 인사처장이 사무실을 돌며 인사를 나눈다.
J처장도 역시 남의 말을 듣기 보다는 자신의 말을 즐기는 타입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사처에 대한 불신의 골도 싶은 것 같다.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내가 조금 경솔하게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는 나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
오랜 기간동안 인사제도 업무를 보면서 독선적으로 고집이나 부리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YHS사장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은근히 그를 빗대어 나를 경계하는 느낌이다.
특히 지방사원 제도에 대한 왜곡, 7직급에 대한 왜곡은 스스로 꼭 집어 이야기했다.
앞으로 그가 스스로 왜곡된 생각을 풀어 이해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된다.
나는 멋모르고 조급하게 그 자리에서 설명을 하려드는 경솔을 곧바로 후회했다.
매사 조급함이 문제를 낳는다.
테니스를 쳐도 대부분의 에러는 순간적인 조급함에서 생겨난다.
매사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게 차근차근 정도를 밟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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