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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0507 초등 동창회 모임에 관한 나의 작은 의견

by 굼벵이(조용욱)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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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7아침에 안중47회 동창회 카페에 올린 글

47회 동창회 모임을 주선하고 행사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종학이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부터 전한다.

나는 동창회에 대하여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어.

내가 왜 애착을 갖는지에 대하여는 너희들이 더 잘 알거야.

나는 너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서 전교 어린이 회장이 되었었고 6학년 1학기 동안 그 직을 수행하다가 여름방학 동안 아버지 친구 분 꼬임에 넘어가 6학년 2학기 때 너희들을 배신하고 서울 돈암국민학교로 전학을 한 아주 나쁜 친구고 졸업을 못해서 어쩌면 동창회원으로서의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

우선 많은 친구들이 생각을 같이 해서 제안하고 결정한 부분에 대하여 다른 생각을 이야기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나의 작은 의견을 말해 볼께.

 

첫째, 동창회 날짜와 장소를 잡는 것에 대하여

 보다 많은 친구들이 자기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 생각을 모아서 결정했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사이버 투표가 잘 돼 있기에 그렇게 했었더라면 좀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내 생각은 우리가 아무리 사이버 상에서 주로 만난다고 하지만 우리는 안중국민학교 출신이고 그렇다면 적어도 만남의 장소는 안중국민학교에서 만나고 회식 장소는 그 주변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안중 주변에 식당을 하는 친구들이 있으니 조금은 비좁더라도 거기서 모여 옛 추억을 더듬으며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두고 가슴앓이 했던 과거의 추억들을 불러내어 해방시킬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른 곳 보다는 친구 집이기에 더욱 마음도 편할 터이고....

대부분 안중이나 평택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친구들에게 수원의 이름 모를 뷔페집으로 찾아오라고 하는 것은 많은 불편을 가져오게 될뿐더러 동창회에 대한 의미가 약간은 퇴색되지 않을까 싶다.

 

둘째, 의미 있는 만남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가지 모임을 갖고 술 마시고 노래하며 춤을 추기도 한다.(‘고래잡이’ 노래가사)

그렇지만 단순히 먹고 마시고 노는 그런 자리보다는 작은 의미를 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학교를 만남의 장소로 하면서 동창회의 이름으로 학교에 작은 선물이라도 기증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비싸고 큰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비록 하잘 것 없는 것이라도 우리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작은 선물을 마련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공책이나 연필 따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음)

 

마지막,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집에 놀러갔더니 친구 아버님이 노인의 지혜를 담아 하시는 말씀이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3시간만 놀면 더 이상 즐거움이 없어진다고 하시더라.

예전엔 나도 소주 3병까지 마시고도 생맥주 한잔 더 하러 가자고 했었는데 이젠 나이 들어 소주 한 병이면 온 몸이 늘어진다.

많이 먹고 많이 마시고 많이 노는 게 중요하다기 보다는 적당히 먹고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노는 게 더욱 중요한 것 같아.

노는 방식도 크게 떠들고 왁자지껄하며 보내기 보다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변한 모습을 서로 이야기하며 그동안의 삶을 나눈다면 더욱 멋진 동창회가 되지 않을까?

윤흥길의 소설 ‘소라단 가는 길’에 나오는 동창회가 정말 부럽더라.

그런 동창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6.25당시 국민학교를 다녔던 소설가 친구들이 40여년 만에 국민학교 동창회에서 만나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인데 우리도 그랬으면 해.

 

힘들게 행사를 준비하는 종학이에게 미안한데 그냥 나의 작은 생각을 적어보았다.

다음번 행사는 안중초등학교 교정 구석구석에 각 반 모임의 장소를 만들어 보는 게 어때?

나는 우리반 친구들을 6학년 5반으로 모이라고 할 거야

<이 글을 종학이가 그날 아침 일방적으로 삭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