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7(화)
X처장은 정말 못 말리는 사람이다.
아침부터 나를 찾기에 그의 방에 갔더니 노조간부 우대 관련 검토에 대하여 또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노무처장이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듯하다.
벌써 소문으로 퍼졌다며 진원지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나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나는 지난 금요일 노조간부 우대 관련 검토를 위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 노사업무실 허봉일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이와같은 자료를 요구했다는 이야기조차 일체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었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처장에게 그 이야기를 마치자 마자
"거기서 나갔구만"
하면서 단정적으로 나를 의심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툭하면 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의심하는 사람 처음 봤다.
그는 내게 허봉일이에게 무슨 자료를 요청했느냐, 무슨 말을 했느냐면서 마치 형사가 탐문수사 하듯 나를 취조하기 시작했다.
피가 거꾸로 솟아 그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며 정색을 하고 내가 유포시킨 사실이 없음을 설명했다.
뒤집어 엎어 분노를 폭발하고 싶은 생각이 순간적으로 일었지만 용케도 참아내었다.
내가 얼굴을 붉히며 잠깐 동안 내 보인 내 감정을 그가 읽었다.
그러고는
"하기야 노무처장이 그랬을 수도 있다"
면서 나에 대한 의심을 접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
이사람 무슨 의심병에 걸린 사람이 확실한 것 같다.
사이코다.
그러면서 오늘까지 검토서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했다.
처장 방을 나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일했다.
오후 3시쯤 되어서야 간신히 보고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세시 반부터 노사 실무회의가 있어서 908호 회의실에서 노사간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오늘은 서로 제안 설명만 하는 것으로 하여 양측이 간단히 입장만 밝히고 회의를 끝냈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처장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내 보고서를 읽고는 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펜을 들어 그가 원하는 형태의 보고서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 기획통이라며 당신이 최고인줄 알지만 내가 보기엔 착각이다. 허접한 쓰레기다.'
생각하며 그의 수정을 기다렸다.
내가 보기에는 그가 수정한 그의 보고서로 사장을 설득시킬 수 없다.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하는 것이 아니고 그가 보고하는 것이기에 토씨하나 고치지 않고 그가 하라는 대로 수정해 주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기 유향렬과 우광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남경’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같이 한 잔 하자며 나오란다.
처장이 연필로 끄적거려 수정한 보고서를 다시 꾸며서 만드는데 시간이 좀 걸려 8시 반경에 약속장소를 찾았다.
이미 친구들 다섯이서 소주를 9병이나 마시고 술자리를 막 끝내려 하고 있었다.
후래삼배로 몇 잔을 받고 맥주집에 가서 생맥주 두세잔 더 했다.
내가 없는 동안 술자리에서 유부처장이 내 칭찬을 했던 듯하다.
내가 들어서니 모든 사람의 포커스가 내게 집중되었다.
내가 기획한 코칭 교육과 내 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유부처장한테서 메일이 왔었는데 진심어린 마음으로 그 이야기를 하며 칭찬했었다.
지난 주말엔 10월 3,4,5일 3일간 연휴를 이용해서 경신이 면회를 다녀왔다.
오고 가는 길에 홍천강이 있으니 덕이와 묵이를 준비해 갔고 가는 길에 홍천강에 들러 잠깐 낚시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집사람한테 된통 터졌다.
가는 길에 형수를 잃은 형에게 곰국과 갈비를 만들어서 전해주었다.
내가 별도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불쌍한 형을 챙겨주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집사람은 정말 사려 깊다.
11시 20분 경에 경신이를 데리고 나와 동해로 흘러드는 남천으로 갔다.
그나마 조금 넓어 보이는 장소를 골라 견짓대를 드리웠는데 물은 맑으나 그냥 개울물 수준이어서 큰 고기들이 없다.
작은 송어 새끼들만 계속 물고 늘어졌다.
아이가 배고파 해 1시 반 쯤에 낚시를 접고 물회밥을 잘한다는 광범이네 식당에 가서 물회를 먹었다.
저녁에는 녀석이 좋아하는 삼겹살 집에 가서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노래방까지 다녀왔다.
다음날은 새벽같이 아바이 마을로 향했다.
릴로 바다낚시를 한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낚시점에서 갯지렁이를 사면서 릴을 가져다주니 주인이 채비를 맞추어 준다.
그래 그런지 거짓말처럼 물고기가 물어준다.
덕분에 두 마리를 잡았다.
아침 열시 경에 숙소로 돌아와 함께 아점을 먹고 연수원에 마련된 연습장에서 골프를 쳐 보았다.
오랫동안 골프 연습을 하지 않았더니 감각이 무디어져 제대로 맞질 않았다.
삶에 필요한 모든 것들은 꾸준한 연습을 필요로 한다.
골프는 특히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운동인 것 같다.
점심에 다시 아바이 마을로 나가 낚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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