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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1013 고향 친구를 만난다는 것

by 굼벵이(조용욱) 2024.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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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요즈음 불안한 마음이 많이 밀려온다.

사장이 여기 저기 다니면서 하는 이야기에 적당한 해결책을 생각하느라 불안이 조성되기도 한다.

딱히 해결 방안이 생각나지 않으면 고민하느라 불안의 강도가 높아진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현암 선배를 만나 생선구이 집에서 소주를 나누었다.

마침 사모님이 집에 안 계셔 어떻게 저녁을 해결할까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다며 내 전화를 받고 엄청 좋아하셨다.

제 때에 제대로 적임자를 만나 좋은 이야기를 나누면 기쁨이 배가된다.

현암 선배는 무려 16개의 낚시대 외에 중간대 갈아놓은 것 4개를 주셨다.

낚싯대를 만들 수 있도록 중간대 자재를 마련하느라 신세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란 거다. 

내 주변사람들을 위해 최대한의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것이다.

현암선배에게 내일 있을 시골 동네 불알친구들 모임 이야기를 했다.

이북에서 내려온 따라지 출신 선배에게는 그게 그렇게 부러운 모양이다.

부러워서 어쩔 줄 모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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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났다.

제부도 여행 때문이다.

우선 테니스장에 나가 운동부터 하기로 하였다.

잠실 변전소에 나가서 김영만 전무님과 테니스를 쳤다.

김전무는 박종명 부장과 먹고 나는 허창덕 처장과 한 편을 먹었는데 한번 우리가 이기고 4게임을 졌다.

요즘 김전무에게 좋은 이야기가 들린다.

샤워실에서 발가벗고 샤워를 하며 김전무에게 아부를 떨었다.

'많은 사람들이 전무님이 상임 감사로 오시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기분이 좋아하는 눈치다.

칭찬이나 좋은 소리는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를 즐겁게 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할까.

다 우월의식 때문이다.

부러워하면 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럴 필요 하나도 없다.

실은 지는 게 이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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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둥어가 잘 잡힌다고 소문난 제부도는 그리 많은 물고기가 잡히지는 않았다.

그것도 때를 잘 만나야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6마리의 망둥어를 잡아 매운탕 거리는 만들었다.

정원이가 여러 가지 음식과 술을 준비해 왔다.

새벽부터 피곤한 행군을 계속 이어왔더니 몸이 몹시 피곤했다.

덕분에 술 몇 잔에 그냥 나가 떨어져 번아웃 되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무너져 내리면서 잠이 들어버린 모양이다.

친구들이 내게 한마디 하라고 해서 현암선배가 부러워했던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우리 모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른다.

공기가 소중하지만 늘 함께 있으니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 모임도 가볍게 생각하지만 실은 이처럼 소중한 모임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정원이의 노고에 대하여 칭찬을 해주었다.

정원이가 모임을 주선하고 음식을 장만하느라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

충용이도 오랜만에 나타났는데 사람이 많이 변한 듯하고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모처럼만의 모임에서 기분이 좋았는지 조개를 사가지고 와서 맛나게 구워주는 성의를 보였다.

고향친구들이 모두 다 좋아한다.

모임 장소에서는 가급적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게 좋다.

잘하고 있는 것, 좋은 것, 칭찬꺼리 따위를 발굴해서 이야기 해 주면 결속도 잘 되고 즐거움도 더해진다.

성용이가 없는 시골 동네 모임은 조용하고 잔잔한 즐거움을 자아낸다.

성용이가 참석을 했다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되었을지도 모른다.

모두들 심성이 곱고 조용하면서도 사려깊은 행동들이 이어진다.

내가 잠들어버리자 영란이가 내 안경을 받아 잘 보관해 주었다.

다음날은 망둥어를 잡으러 가는 중에 차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서비스를 불러 해결해야만 했다.

아침도 정원이가 푸짐하게 준비해 와 모두들 진수성찬을 즐겼다.

점심은 대부도에서 정말 맛난 바지락 칼국수를 먹었다.

다른 집과 달리 바지락 껍데기를 모두 깐 상태에서 칼국수를 만들어주고 바지락 양도 엄청 많아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명소란다.

충용이가 먼저 알고 그 집을 안내했다.

영란이와 정란이를 내 차에 태워 지하철 사당역에 내려주고 귀가했다.

 

오늘은 마눌이 조용하면서 말이 없다.

또 무슨 연유 때문일까?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