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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1027 냉전 중 내 머리 속

by 굼벵이(조용욱) 202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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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지난 금요일엔 현암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했다.

대략 2주 정도 얼굴을 못 본 것 같다.

생선구이 집에서 소주를 나누고 노인상담 이론에 입각해서 몇 가지 필요한 조언을 해 드렸다.

현암 선배가 나름 공감하며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번 바자회에서 남은 대천 김 한 상자를 사모님 가져다 드리라며 드렸다.

인생 뭐가 있나!

생면부지의 사람이었지만 최근 취미를 통해 만났고 좋아서 어울리는 분이다.

그냥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면 된다.

적당하게 소주 3병으로 술자리를 끝맺었다.

내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인지 현암 선배도 그 이상은 마시려 하지 않는다.

 

토요일 아침엔 테니스를 하러 잠실코트를 다녀왔다.

오늘은 은진이 결혼날이다.

집사람은 가기 싫은 자리 억지로 가는 듯 시간을 질질 끌었다.

예식장은 앉은 자리에서 식사까지 하는 형식을 취하는 곳인데 늦게 가니 자리가 없었다.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보다 재우와 현신이를 위해 맡아놓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

이 자리로 오라고 집사람을 불렀지만 집사람은 완강히 거부했다.

작은 누나가

너희들 싸웠니?” 한다.

여자들은 귀신이다.

정말 대단한 육감을 가지고 있다.

결국은 그녀가 자리에 와 앉았지만 이사람 곰고집을 다루기가 보통 피곤한 게 아니다.

예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자기 혼자 말도 없이 저만치 뛰다시피 걸어서 먼저 집으로 들어갔다.

뒤늦게 도착한 나는 열쇠가 없어 인터폰을 이용해 문을 열어야 했다.

이후 나는 그녀와 한마디도 말을 섞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결혼 이후 이렇게 결혼생활 답지 않게 묵언수행하며 사는 날이 적어도 절반이상 아니 2/3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잠깐 반짝 새새거리며 다가왔다가 다시 토라져 곰처럼 살아간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도저히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심한 정신질환이 의심된다.

이젠 나까지 기진맥진해 고통을 이겨내기 힘들다.

냉장고 안에는 아직도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각종 주전부리 꺼리가 가득 채워져 있다.

보일러실 구석에도 늘 주전부리 꺼리가 숨겨져 있다.

아이들은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매일 매일의 식단이 비만을 위한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는 오로지 아이들 자신이 알아서 적게 먹기를 바라는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음식을 작은 그릇에 담아 내는 것이 아니고 요리한 팬 통째로 잔뜩 가져다 놓으니 제 맘껏 먹고 마시면서 지방설정점만 높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만 식탁에 내어 놓는다.

지난번 내가 무말랭이를 사왔는데 한번 식탁에 올린 이후 한번도 올리지 않았다.

아이들은 오로지 고기만 먹는다.

고기가 없으면 야채류는 눈곱만큼만 얹어 아예 맨밥으로 먹다시피 한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래도 난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이를 말리는 나를 탓하며 한바탕 신경전이 오가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26일은 안산 경희대 행정대학원 강의용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정리하고 유답에서 요청한 원고를 작성하느라 하루 온종일 바쁘게 보냈다.

그래도 글을 쓰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

자료를 준비하다 열시 10분쯤에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