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28(화)
어제 안산 올림픽기념관엘 다녀왔다.
경희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특수대학원 과정을 만들었는데 내게 강의요청이 왔기 때문이다.
강병연 과장이 일부러 나를 추천해 주었다.
강의장은 좀 열악해 보이지만 학생들이 맘에 들었다.
지방 도시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이 내 맘을 편하게 해주었다.
그 중에는 전기공사업체 사장도 있었다.
시의회 의원까지 나와서 내게 인사를 한다.
교수님 교수님하면서 여기저기서 내게 말을 걸어온다.
교수가 참 재미있는 직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는 내가생각했던 것만큼 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에는 적재적소의 단어들이 팍팍 머리에 떠올랐는데 요즘은 공부를 덜해서 그런지 자꾸만 막혔다.
두 시간을 다 채워야 하는데 회장 선거가 있는 관계로 조금 일찍 마쳐달라는 주최 측 요구에 따라 8시 20분에 정확히 강의를 마쳤다.
KHC가 내게 와 교류연구원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었다며 펄펄 뛴다.
내가 보기엔 정의가 잘못 된 것이 아니고 그동안 정의와 달리 잘 못 운영해 왔는데 그걸 바로잡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손해를 볼까봐서 그러는 것이다.
나는 이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올바른 규정 개정 방향을 제시하고 운영상 잘못된 부분은 장기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게 옳다고 해주었다.
KHC부장이 섭섭해 할까봐 안산으로 가는 길에 전철 안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도 꼬였던 마음이 많이 풀린 것 같다.
지침 만들 때 그런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자신들이 손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그래서 또 한번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랜디 포시디의 이야기처럼 인간관계는 극으로 치닫기 보다는 크레용처럼 살 일이다.
어릴 적 부모님이 왕자파스를 하나 사주면 그것보다 신나는 일은 없었다.
나는 어릴 적에 그림도 참 잘 그렸었다.
대회에 나가면 꼭 상을 받아왔다.
크레파스는 여러 가지 색깔로 구성되어있다.
물론 주요색을 섞어서 다양한 칼라를 낼 수 있지만 제조사에서는 12색 24색 36색 48색 따위로 나누어서 가격을 달리하며 만들었다.
48색의 형형색색 크레파스를 하나 가지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하나의 정답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48색의 크레파스처럼 그렇게 살 일이다.
때론 검은 색과 흰색이 먼저 달아 없어질지 모르지만 노란색과 빨간색 파란 색들을 함께 어우르며 살면 멋진 인생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안산에서 돌아오는 길에 ‘화덕’에 들러 고등어 한 마리를 구워 소주 한 병과 함께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왔다.
하루 온종일 집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었다.
자꾸만 집사람과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과 더불어 필요하다면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말없이 방에 들어가 홀로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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