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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204 이도식 전무님 알현

by 굼벵이(조용욱)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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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4().

어제 이도식 본부장님에게 가서 새해 업무보고 브리핑을 했다.

처장님이 직접 보고하는 도중 혹시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하여 내 부연설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나를 함께 대동한 것이다.

백재현 팀장과 정홍화 법무팀장도 함께 갔다.

운전은 내가 직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길 눈이 어두운 나이기에 총무팀에 내비게이션 장착을 부탁했다.

다행히 성동지점으로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도식 전무님은 아직 사무실에 부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현재 근무중인 사업장 성동지점을 찾은 것이다.

이전무는 보고를 받는 중간 중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그는 요즈음 사람 다루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단다.

그런  종류의 리더십 분야의 책들은 대부분 내가 쓴 책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칭찬과 배려, 적극적 경청과 피드백(칭찬 등 긍정적 피드백과 발전적 피드백) 등은 칼 로저스의 인본주의 심리학에 기초를 둔 매우 중요한 사람관리 기술이다.

아마도 사람에 대한 존중은 온 집안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었던 젖먹이 시절에 이루어진 학습 결과에 의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 때 만들어진 생각지도 Schema에 따라 자신을 존중해 주는 타인에게서 만족을 얻고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마음을 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상담심리학의 기초를 다시 읽고 있다.

사이버 대학을 통해 이미 학습을 마친 후 다시 읽는 교과서가 그리 재미있을 줄 몰랐다.

이 전무님이 요즘 그쪽 분야의 공부를 하시면서 내 견해에 공감을 하시기에 나로서는 더더욱 즐거운 일이다.

보고 중에 내 주변에 귀인들이 모여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년 운세에도 그렇게 나와있다.

이전무는 설득력이 탁월했다.

한 마디 한 마디 조리 있게 설명하는 내용이 곧바로 내 머리에 꽂힌다.

그는 사장님의 애환을 설명해 주었는데 그 이야기가 가슴으로 들어온다.

사장님도 임명권자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기에 그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밑에서 최대한 서포트를 잘 해주어야 한다며 그것은 일종의 우리들의 의무라고 했다.

의무라고 생각하니 그동안 사장님에게 가졌던 불편한 생각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다.

사장님이 대내외적으로 최고의 평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아첨으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전무는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우리도 마음으로 들었다.

아울러 그는 전무 한 두 자리를 지경부나 재경부 관료들로 채울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서로 윈윈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란다.

관료들과 논쟁하고 싸울 일이 아니고 서로 협조하면서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다.

전무님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으나 전무님에게 갑작스럽게 피치못할 다른 약속이 생겨 취소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처장님에게 이왕 약속되었던 것 다른 약속도 없으신데 저녁이나 하고 가시자고 했다.

처장님이 처음에는 우물거리시다가 그러자고 한다.

소백산에 가 소주잔을 나누고 된장찌개에 밥 반공기를 먹었다.

오늘도 소주 한 병은 족히 먹은 것 같다.

***********

 

아침 출근길에 호신이에게 호통을 쳤다.

아침식사 시간에 제대로 일어나질 않아서다.

그 작은 약속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다른 약속은 더더욱 지키기 어려울 것이고 그러면 결국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될 것이기에 아침마다 잔소리를 한다.

녀석은 졸업식이 몇시냐는 내 질문에 모른다고 답변을 했다.

그게 내 감정을 자극했다.

제 졸업식 시간도 모르는 정말 한심한 녀석이다.

도대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애비가 되어가지고 한바탕 큰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집사람이 녀석에게 교복 입고 가라는 이야기를 하라고 했지만 그냥 두라고 했다.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고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때가 되면 뉘우치리라는 생각으로 내버려 두라고 했다.

목욕 중인 녀석에게 학교 가면 졸업식 시간 알아서 문자를 넣으라고 했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든다.

자칫 반사회적인 유형의 인간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던진 몇 가지 질문에 그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녀석이 썼다는 요상한 글로 보아 아무래도 나쁜 생각을 배제할 수 없다.

침대머리에 즐비하게 쏟아 낸 마스터베이션 휴지덩어리들도 그렇다.

수치심을 모르는 거다.

그건 반사회적 인간 유형의 특징 중 하나다.

그의 탄생이 축복이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