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06(금)
아침부터 많이 바빴다.
명예퇴직과 관련해서 노조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노조가 사장에게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 의도적으로 동의를 미루고 있다.
인사처장이 직접 노조위원장을 만나는 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으므로 차라리 노무처장이 가는게 훨씬 낳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인사처장에게 노무처장과 이를 협의해 보겠다고 했다.
노무처장 방엘 가니 방금 막 노조위원장 실에 갔단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그냥 내려와 내 일을 보다가 다시 올라갔다.
노무처장은 영원한 내 편일 거라고 나는 믿는다.
내가 직장생활 하면서 칭찬 릴레이에 올린 훌륭한 분이다.
그래서 나를 적극 도와줄 거라고 나는 믿는다.
노무처장과 두 가지를 상의했다.
하나는 명예퇴직과 관련한 노조 동의안이고 다른 하나는 전방위 보직에 따른 임금 차등 지급(안) 이다.
노무처장은 흔쾌히 내 의견에 동조했다.
내려와 지방사원 제도에 관한 이명환 과장 보고서를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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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원팀 팀장과 팀원들이 함께 모여 지방사원제도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모두들 납득할 수 없는 논리를 가지고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했다.
내가 사장이라는 입장에서 경영자적 마인드를 가지고 모든 사안을 검토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듯하다.
나는 충원팀 과장들에게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문을 했다.
한바탕 토론을 벌이고 나면 가슴이 기진맥진한다.
TDR 실에서 검토한 승격제도 개선안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다.
결국 저녁 아홉시 넘어 까지 야근을 하고 집에 들어갔다.
오늘 아침 임청원 부장이 메일을 보내왔다
“형님!
지방사원 제도의 시행 취지는 백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다만, 이 제도에 거품을 품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왜 반대하는 지를 다시 한번 고민했으면 합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사업소 여건상 지방사원이나 중앙사원이나 하는 일은 동일하고 경우에 따라 지방사원이 보다 높은 숙련도나 경험이 요구되는 일을 하는 엄연한 현실속에서 보수(처우)나 초간승격과 관련해서는 중앙사원과 비교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채용시 이러이러한 조건으로 채용했는데 무슨 말이 많은가라고 반문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인사관리팀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떻게 지방사원 제도를 시행하여 뿌리를 내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더 정교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지방사원 제도의 전제 조건인 직무급 운영과 CDP가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현 여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그림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이미 검토되어 있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왜 검토된 내용들이 사문화되어 있는지 사업소의 인사담당자 조차 이를 등한시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본 제도를 접근하는 것에 대해 거품을 물고 있습니다.
왜 하향평준화해서 별 볼일 없는 지방대 출신으로 한전을 채우려냐고 그들은 반문합니다.
소위 서울시내의 명문대 우수학생을 채용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 인건비 운운하며 이 제도를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열을 올립니다.
핵심인력에 대한 개념도 형님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본 제도에 대한 인사처 내부의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그리고 "자기눈에 흙이 들어가지 않는 한 안된다는" 어느 본부장님의 말씀까지 감안한다면 이들을 설득하지 않는 한 그 역풍도 만만치 않은 듯 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처장에게 바로 결론을 보고하는 것 보다는 반대파를 포함, 활발한 논의를 통하여 개선안다운 개선안을 이끌어 냈으면 합니다.
어제 지방사원과 관련한 꿈도 꾸었습니다.
지방사원 스스로가 느끼는 본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한번 조사를 했으면 합니다.
붙임은 완성도는 매우 낮지만 지방사원이 쓴 개선안입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내 생각을 더 이상 고집하지 말아야 하나?
하지만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논리가 너무 미약하다.
공청회라도 가져봐야 하나?
노사 합동으로 토론회를 가져보는 건 어떤가?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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