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2(목).
어제는 TDR 팀원 김상진, 지승훈, 선우욱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박세호는 와이프랑 약속이 있다며 먼저 들어갔고 이상종은 애인이랑 데이트가 있어 먼저 퇴근했다고 들었다.
TDR 팀에 가면 늘 느끼지만 선우욱과 김상진이 항상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고 박세호나 지승훈은 주로 듣는 입장을 취한다.
어릴 때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발랄하게 자란 사람들이 커서도 집단 내에서 이야기를 주도하고 자기감정에 솔직한 것 같다.
욱이를 보면 리라국민학교를 다닐 만큼 생활이 넉넉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하고 싶은 것 많이 해보고 자란 듯하다.
김상진이도 아버지가 한전 전무까지 했으니 남들보다 비교적 넉넉하게 자란 게 사실이다.
사람은 대부분 어린시절의 가정 환경 속에서 자신의 인지도식(Schema)을 구성한다.
특히 어릴 때 늘 함께 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인지도식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제 장충 족발집에서의 대화도 나는 거의 말이 없었다.
주로 욱이와 상진이가 대화를 이끌어갔다.
욱이는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뽑아내듯 주저리주저리 술술술 말을 참 잘 뽑아낸다.
나와 지승훈이가 집에 가는 전철을 함께 탔다.
지승훈이는 둘 만의 장소 같은 그런 상황에서는 말을 잘 한다.
이 친구의 성장이 기대된다.
그는 전철 문을 나서는 내게 오늘 축구경기가 있으니 꼭 보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운동경기를 보면서 나는 그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간을 그냥 보는 것으로 보내는 것보다 다른 유익한 것들을 직접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접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남이 하는 운동을 구경하면서 보내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는 아마도 내가 가진 비합리적 인지도식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영어도 공부하고 스토리도 공부할 수 있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면서 생각의 변화를 유도하는 시간이 훨씬 유익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 또한 내가 가진 비합리적 사고 중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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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밥을 먹으면서 호신이에게 병무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지를 다시 물었다.
녀석은 들어가 보기는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횡설수설 했다.
제 엄마는 내 뜻도 모르는 채 금년에는 90년생들만 징병검사를 받기 때문에 지원도 안 된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녀석에게도 녀석을 훈육하려는 내게도 결코 도움을 줄 수 없는 이야기다.
나는 지원병은 징병검사와 관련 없이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서 합격여부를 결정하니 해병대라도 지원입대 하라는 주문을 했다.
내가 보기에는 녀석에겐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 군에 갈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할 생각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목적 없이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답답하다.
정작 답답해 해야 할 사람은 그녀석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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