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3(금)
SHRM 세미나 참석 관련해서 처장님께 보고를 드렸다.
이명환이가 이번 SHRM은 자회사 식구들도 함께하는 그룹차원의 Conference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왔다.
내가 먼저 그런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회의석상에서 지나는 말로 이야기를 하자 눈치 빠른 이명환이 잽싸게 캐치해 보고서에 담은 것이다.
처장님께 보고 드리니 처장님도 일고의 지체 없이 OK하며 나보다 더 좋아하신다.
나는 처장님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말로만 글로벌 기업이네 하며 혼자 떠들어봐야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인사 분야도 1년에 한번씩 Global conference가 미국에서 열린다.
그게 SHRM인데 아무리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아니 어려울수록 더 거르지 않고 매년 정기적으로 참여시켜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추어야 한다.'
처장님이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기분좋게 사인하신다.
누가 들어도 당연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김응태 부장이 우리 처장에 대해 전에 이렇게 평한 적이 있었다.
'정찬기 전무와 김진식 전무의 장점만 가져다 놓은 사람'
따라서 이런 종류의 결정에 있어서는 단연 김진식 전무님과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오늘 본사 노조와 노사 상견례로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나루토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본사 노조위원장과 김남수 위원장 외 각 분회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김남수 위원장이 내게 한마디 하라고 해서 간단하게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노조 맹원 여러분이 이 회사의 주인입니다.
사장님은 잠시 왔다가 가시지만 여러분은 일관성을 가지고 계속 이 회사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회사의 운명은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여러분이 주인으로서 주인다운 생각을 가지고 주인 답게 행동하는 것만이 이 회사가 살 수 있는 길입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내가 조금 건방지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겪어온 노사관계와 인사제도 업무를 돌이켜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덕분에 분위기가 잠시 숙연해졌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재처 위원장이 내게 한마디 한다.
“말씀에 무게가 있었습니다.”
War Room에 내려갔다.
지승훈이가 Kick off 보고서를 가져왔는데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
문제를 분석하는 방법도 지나치게 편협하다.
좀 더 광범위하게 구조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하여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 팀원들과 이야기를 다시 나누었다.
선우욱이가 앞으로 만들 보고서의 방향을 정리하기 위하여 자신이 손으로 쓴 보고서의 전개 방향을 내 앞에 내밀었다.
대충 큰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인사부장 교류회 시간에 쫓겨 마음이 급해져 욱이의 보고서를 보다 명확하게 검토해 보지 못했다.
오늘 인사부장 교류회 주제는 job sharing과 Scenario planning 기법이다.
Job sharing은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나와 강연을 해주었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몇 가지 의미를 찾자면 job sharing 과 work sharing의 차이점을 설명해 놓은 부분이라든가 mass career customization 부분이다.
MCC는 근무지나 경력관리, 업무량, 역할 따위 (Place/Workload/Location, schedule/Role)에 따라 맞춤형으로 급여수준 등을 정해 인사관리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같은 직무급 형태의 인사관리에 가능한 인사이론이다.
우린 전형적인 경력급 형태의 인사관리를 채택하고 있어 적용이 불가능한 이론이다.
충북대 박성열 교수의 시나리오 플래닝은 노사공동 T/F에서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노조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보다 적극적으로 주인역할에 충실해 준다면 이 제도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역발상 토의를 통해 10년 후 회사가 망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노사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다.
그 요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탐색해 가는 과정을 노조 스스로 행하는 방법인데 우리 노사 T/F에서 이를 실현한다면 여러 가지 의미에서 혁신과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정연앙 교수의 논평 중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면 이렇다.
정부가 추진하는 Job sharing 은 단기적으로는 수요창출이라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가급적 모든 일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
보이지 않는 시장의 손이 작동하면서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경영이 흘러내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상 큰 뼈대가 되는 근본 원인으로서의 구조적 문제점을 분석해야 한다.
Job sharing을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일’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 ‘일’은 사실 수요가 만들어 준다.
그런데 그 수요는 지금 대부분 미국 중심으로 형성되어있다.
따라서 미국이 망하면 한국도 당연히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관계개선), 수요구조를 어떻게 다변화해야 하는지 따위(포트 폴리오)를 고민해야 하는데 정부는 지금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고 있다.
신입사원 임금을 깎는 것도 문제다.
신입사원 고임금 현상은 학력구조와 관련 있다.
미국은 고교생의 34%만 대학을 가는데 우리나라는 고교생의 85%가 대학을 간다.
유학생까지 합하면 90%가 대학을 가는데 그들은 고졸수준 일을 안 하려 하고 대졸이상 수준의 일과 임금을 받으려 한다.
그러니 임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의 대졸 중심 인력유입 구조도 되돌아보고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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