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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608 집사람과의 견지여행

by 굼벵이(조용욱)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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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지난 금요일엔 조용히 일찍 집에 들어갔다.

실은 퇴근 길에 현암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장모님이 위독하셔서 대기해야 하므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하기에 집사람에게 전화해 나와서 같이 먹자고 했더니 밖에서 먹어봤자 딱히 먹을만한 것도 없으니 그냥 집에서 먹잔다.

집사람이 날 위해 닭다리를 식탁에 내놓았다.

핑계 김에 소맥 한 잔 말았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집사람도 소맥을 두 잔은 마신 것 같고 나도 두세 잔 마셨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둘이 침대에 누워 좋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번 사건 이후 집사람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관철시키려 하지 않는 듯하다.

집사람은 지난번 내가 준영이 처남을 만났던 것에 대하여도 알고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내게 왜 준영이를 만났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었다.

내 대답이 없어도 내가 왜 그를 만났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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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준영이 처남을 만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지 못했었다. 

사실 내 결심을 이야기할 기회를 보다가 결국 참아내고 말을 아꼈었다.

준영이는 그 때 내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우회적인 이야기도 시도했었다고 나중에 집사람이 이야기를 해준다.

때론 극단적인 방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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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가장 극단적인 방법의 승부수다.

그 길만이 자신이 죽어서 오히려 살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더 이상 구차한 삶을 비열하게 살기 보다는 깨끗한 죽음을 택하는 극단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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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한달 가까이 집사람과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

집사람은 술을 마시면 곧바로 잠에 빠지기에 잠들기 전에 할 일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하나포스에 들어가 성인영화를 더듬어 찾았다.

한참만에 금주의 공짜 에로영화를 찾아내고 잠시 보다가 그녀가 누워있는 침대로 향했다.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요즘은 집사람과의 관계가 썩 당기지 않는다.

무언가 심리적 변화가 온 것 같다.

그렇다고 성욕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젊은 애들을 보면 예전과 다름없이 아랫도리가 묵직해져 오는 것을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나는 집사람과 매번 같은 체위로 한다.

다른 체위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녀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체위를 찾지 못했다.

잘은 모르지만 그녀의 critical point가 너무 깊숙이 숨어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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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치르고 나서 집사람에게 내일 낚시여행을 같이 가자고 했다.

집사람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부터 낚시여행 준비를 하는데 집사람은 준비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씻고 화장하고 하는데 거의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내가 이를 지적하자 그러게 왜 같이 가자고 하느냐며 핀잔을 준다.

그녀를 태우고 낚시터에 가는 길에 먼저 성북낚시에 갔다.

거기서 덕이와 묵이를 산 후 신내 해장국집으로 향했다.

내가 먹어본 해장국 가운데 가장 맛이 있는 해장국이 서울신내 해장국이다.

집사람은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입맛도 각인각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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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은 이포대교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누치 입질이 왕성하지는 않았지만 엄청 큰 대물이 물어주었다.

정말 큰 대형이 물었었는데 결국 놓쳤다.

아마도 후킹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그 놈과 오랜 시간 밀당하며 씨름을 했는데 바로 눈앞에서 입술을 뜯긴 채 사라져 버렸다.

정말 아쉬웠다.

너무 놀라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려 낚시 바늘에 덕이를 다시 꿸 수가 없었다.

그 후 입질이 끊어졌다.

집사람에게 섬강엘 가보자고 했다.

섬강엔 진입을 못하게 진입로를 막아놓았고 아이들이 버스로 놀러와 재잘대며 바글거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새로운 여울을 개척한다고 길을 잘못 들어 하마터면 논에 차를 빠뜨릴 뻔 했다.

다시 섬강 하류로 내려가 피라미를 잡았다.

누치는 전혀 입질을 보이지 않는다.

거기서 점심을 끓여 집사람과 소맥을 즐겼다.

김치에 돼지고기와 라면, 떡 쪽을 넣고 삶아 끓인 찌게는 식사대용으로 그만이다.

자꾸만 이포대교에서 놓친 대물이 아른거린다.

집사람에게 다시 이포대교로 가보자고 했다.

이포에서 한 시간 머물며 놓친 도깨비를 노려보지만 놈은 그냥 모비딕처럼 조용하다.

이놈들의 활성도가 좋아진 만큼 다음 주에는 그럴듯한 성과가 기대된다.

이제부터 녀석들의 움직임이 시작된 것 같다.

다음 주에는 조터골이나 한번 다녀와야겠다.

집에 돌아와 집사람과 돼지토마토엘 갔다.

저녁거리로 마땅히 먹을만한 게 없어 그냥 참나무 삼겹살을 시켜 소주를 마셨다.

결국 집사람과 둘이 소주 한 병과 맥주 한 병을 말아서 몽땅 마셨다.

2/3이상은 내가 마셨다.

점심에도 술, 저녁에도 술이다.

나도 시골 노인네들처럼 그렇게 늙어가는 모양이다.

다음날은 테니스를 하고 돌아와 영화를 세 편 보았다.

영화를 보며 영어 듣기에 집중하다 보면 졸음이 솔솔 온다.

견짓대를 만지면 행복하다.

가끔은 견짓대를 올려놓은 함 앞에 가서 예쁘고 늘씬하게 빠진 견짓대를 만져보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견지인들이 그렇게 견짓대에 열광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