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1(목)
어제 아침 11시에 노무처장 방에서 정년연장에 관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노무처장은 나도 함께 참석하길 원했다.
정년연장 시기에 관한 의견을 처장회의에서 결정하자는 P의 제안에 따라 어제 아침 회의가 열리게 된 것이다.
시행 시기부터 연장 기간 그리고 별정직에 관한 지나친 요구 철회 등에 대해서도 깨끗하게 정리를 했다.
시행 시기는 2010년 7.1일로 했다.
앞으로 어떤 소용돌이가 일어날지 모르니 신중하게 일처리를 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늘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안다.
그만큼 했으면 무리한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선에서 이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회의록을 작성하여 인사처장과 노무처장 그리고 노조의 박흥근과 신기수에게 가서 사인을 받아왔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의 없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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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섭 차장이 12일에는 상임인사위원회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김유상 차장에게 전화를 걸으니 김차장이 그제야 사실 확인을 해 준다.
내 승진문제와 관련해 철저하게 당부를 했었는데 나의 절박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기분이 나빴지만 나는 다시 김차장에게 전화해 상임인사위원회 일정을 컨펌 했고 내가 부사장님도 만나야 하는지를 물었다.
‘하면 좋고’ 식의 일반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일정이 확정되면 곧바로 알려주겠다더니 확정된 일정에 관한 이야기도 사실 권태호 부장에게서 리컨펌 하였다.
조금 섭섭했지만 인사보안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위치다 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전에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
C 전무님께 메일을 보냈다.
‘염치 불구하고 메일 드립니다.
저도 이번에 승진심사 대상에 편입되었다고 합니다.
떳떳하고 명예롭게 일반직으로 경쟁해야 옳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전문직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결코 지나온 날들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무슨 일을 하든 누구보다 힘차게 살아갈 것입니다.
전무님께서 인사처장으로 계시는 동안 저를 위해
여러 가지 마음 써 주셨던 것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찾아뵙지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 금요일(12일)에 승격예정인원 결정을 위한
상임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소문)
염치없지만 한번만 더 저를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승진되기 위해서는 제 전문원 T/O를
책임급에서 수석(을)급으로 변경하여야 하는데
아마도 그걸 상임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전무님, 한번만 더 도와주십시오.
회의 참석 중이셔서 못 뵈었습니다만
오늘 내일 중에 사무실에 한번 들르겠습니다.
2009. 6.10
인사처 조용욱 올림‘
그리고 잠시 후 내려가 알현했다.
마침 김시호 부처장이 있어 함께 들어가자고 하고 C전무님께
“저도 이번에 승진심사에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12일 날 상임인사위원회가 있다는 것 같은데 거기서 승진예정인원을 결정할 것 같습니다.
전무님께서 한번 도와주십시오.”
하니 전무님이 빤히 내 얼굴을 쳐다보다가
“내가 너를 몰라주면 누가 너를 알아줄까?”
(정확한 표현은 잊어먹었다.
대충 이런 의미로 당신 특유의 은유법을 사용했었다.)
옆에 있던 김시호가
“제 동기인데 좀 늦은 편입니다.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충분한 능력을 가진 친구입니다.” 하니
“노조랑 싸우느라 늦어진 거지”하신다.
한마디로
‘너 같은 친구가 승진 되지 않으면 누가 되겠는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 하신다.
걱정하지 말라는 표현보다도 훨씬 강렬하다.
모든 게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다.
조바심을 태울 일도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하셔야 하는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거다.
하나님이 하셔야 할 일까지 인간이 하려들다 보니 힘들어하며 고뇌하고 불행을 느끼는 것이다.
하나님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맡기고 자신의 삶만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이 시기에 김쌍수 사장님이 온 것은 하나님 뜻이다.
‘천우신조’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지만 그의 경영 철학은 나와 거의 일치한다.
어찌보면 경영의 맥을 제대로 짚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민간기업에서 잔뼈가 굵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인사분야의 경영정책을 수립하는 사람이어서 누구보다도 올바른 경영철학을 견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그와 내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없지 않다.
차이가 나는 부분은 주로 그가 80년대에 유행하던 경영이론을 고집한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경영정책적 측면이나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 상당부분 일치한다.
TDR등을 통해 각종 인사제도 개선과 관련한 내 보고를 받고 그가 흡족해 한 것도 그와 나의 생각의 방향이 유사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만일 승진을 앞둔 시기에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CEO가 왔었다면 나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동안 그의 생각이 나와 같다고 생각해 내 생각을 소신껏 자신있게 전달 할 수 있었다.
아무튼 금년 한 해는 정말 술술 잘 풀려가는 느낌이다.
하나님이 내 등 뒤에서 모든 장애물을 하나하나 제거해 주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전무님도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잘 알고 내 스타일에 딱 맞는 분이다.
지나치리만치 온정적이시다.
누군가가 나를 도와 그에게 나에 대한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켜 놓은 것 같고 내게 많은 사랑을 베푸신다.
처장님도 날 위해 오신 분처럼 생각된다.
물론 허처장님이 계셨어도 그 이상 하셨을 거다.
박처장님은 예나 지금이나 따뜻함을 잃지 않는 분이다.
이 중요한 시기에 그런 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퇴근 무렵 처장방에 가 식사나 함께 하고 들어가시라고 했다.
(사실은 박인환 차장이 내게 처장님 저녁식사를 모셔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이남장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마침 인사관리팀 식구들도 합류해 저녁을 같이 먹었다.
이남장을 나서면서 조홍제 차장에게 식사비는 우리 팀에서 내라고 했다.
인사관리팀 식구가 좀 많지만 설렁탕 한 그릇 값이야 얼마 되겠는가.
우리 차장들은 일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이라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냥 내버려두었으면 박인환 차장에게 밥값을 내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다른 생각을 가지기 전에 얼른 내가 교통정리를 해 준 거다.
가끔씩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지시할 필요도 있다.
대부분의 실패는 작은 일이 잘못된 데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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