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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721 '월간 인사관리'에 기고한 '코칭 리더십 기반 인사관리'

by 굼벵이(조용욱) 202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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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에 SHRM을 다녀왔다.

경제 불황으로 HR 전문가들의 핵심 이슈는 고용조정에 관한 것일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용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고용조정 보다는 핵심인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인력이란 해당 사업 분야나 직무에 제대로 부합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불경기 때에 Minority에 대한 해고가 주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공정한 처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성들은 미국의 인사관리도 성과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불경기일수록 HR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면서 HR 담당자들은 오히려 불경기 때에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HR Professional에 의한 인사전략과 사업전략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인간존중 경영이 무엇보다도 강조되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것이 자연법칙에 가장 부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조직을 떠나는 이유를 살펴보면 (2009 SHRM)

communication 장애가 77%로 가장 많고

이어서 인정(appreciation)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70%,

성과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57%,

나쁜 매니저를 만난 경우가 55%,

회사가 자신에게 진솔한 관심을 보여주지 않은 경우가 50%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들어주지 않은 경우가 40%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이직원인은 우리가 왜 코칭 리더십을 가장 중요한 경영의 툴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설명해준다.

코칭리더십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일시에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 KEPCO의 코칭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KEPCO의 경우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새로운 인사평가제도의 도입에 기인한다.

보다 합리적이면서 계량화가 가능한 인사평가 제도를 찾던 중 MBO 방식 평가 시스템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MBO 방식 인사평가 제도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왜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게 되었다.

물론 피터 드러커가 MBO를 처음 주장할 때에는 목표관리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목표관리를 통한 고성과 창출을 목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MBO를 도입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목표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사람에 대한 성장을 소홀히 하여 더 이상 발전을 멈추게 된다.

따라서 성과 목표에 대한 지나친 강조보다는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면서 성과()보다는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사람)을 키워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적 동력에 따라 스스로 동기부여 하면서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Right People은 코칭에 의하여 육성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고 그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 컨퍼런스는 물론 미국의 유수 경영대학원 프로그램을 알아보아도 이에 대한 뾰족한 해답은 없었다.

거기다가 노조는 변화를 싫어하는 경향성이 있어서 우리가 MBO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니 직원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도구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심하게 경계하였다.

결국 우리가 스스로 이 모든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우선 우리 자신부터 코칭 교육을 받기로 했다.

우리 팀원 모두가 Coaching Facilitator 교육까지 받으면서 종합적으로 코칭을 섭렵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KEPCO의 리더십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대규모 공조직 내에 일반적으로 팽배한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정 반대인 코칭 리더십 스타일로 바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전국에 산재한 사업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교육시키려 하기도 했었지만 나중에는 사이버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일시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사이버 코칭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기로 하고 강사진도 나를 포함하여 우리가 직접 출연하였다.

그리고 교육 대상도 관리자인 간부직원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직원까지 포함하여 20000여명 모두를 대상으로 하였다.

KEPCO가 개발한 코칭리더십 사이버교육의 명칭은 ‘Good to Great with Coaching'이다.

기본과정 20차시와 심화과정 10차시로 이루어져있으며, 기본과정은 전 직원 20,000여명을 대상으로, 심화과정은 3직급 이상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과정을 1년여에 걸쳐 시행한 결과 높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는 회사는 물론 가정에서도 코칭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 직원이 열의를 가지고 교육에 임했던 때문인 것 같다.

노조에게는 왜 우리가 이러한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지, 도입하면 조합원과 회사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따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어려움이 많았다.

이와 같은 필요에 의해 탄생한 책이 지난해에 출판한 영혼까지 일터에 묻게 하라’(조용욱 저, 새로운 제안)이다.

이를 읽어본 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공감대가 확장되어 갔다.

KEPCO는 지금 ‘Global Top 5 Utility for Green Energy’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진취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진취적 노력은 자발적 참여와 몰입을 전제로 하는데 이는 코칭 리더십 문화 속에서만 배양되어질 수 있다.

KEPCO는 다른 회사에 비해 인간중심적 조직문화가 강하다.

그러기에 다른 회사에 비해 코칭 리더십을 접목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마침 민간출신 CEO 김쌍수 사장이 오셔서 현재 급속도로 진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2. 코칭과 인사평가시스템의 연계

KEPCO가 도입한 코칭리더십 기반의 MBO방식 신인사평가제도는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목표설정부터 최종 평가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함께 참여한다.

피 평가자가 달성한 직접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해가는 모든 과정 속에서 이를 지원해 주는 평가자의 다양한 노력, 그리고 상황별 피드백(긍정적 혹은 발전적 피드백)까지도 평가시스템을 통하여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목표설정이 완료된 피평가자는 목표별 진행상황을 최소 월 1회 이상 평가시스템에 성과실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평가자 또한 피평가자에게 최소 월 1회 이상 코칭을 통하여 목표달성을 지원하고 목표별 진행 상황을 피드백하여 그 결과를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피드백은 긍정적 피드백과 발전적 피드백으로 구분되는데 긍정적 피드백은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났을 때 이루어지는 인정이나 칭찬 따위를 말하며 발전적 피드백은 그 반대의 경우에 바람직한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피드백이다.

이러한 피드백 결과는 시스템 내에 고스란히 기록되고 평가기간 동안 누적된 모든 자료는 평가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3. 코칭과 인사평가의 연계에 따른 효과, 문제점 및 대응방안

인사평가에 코칭을 접목시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평가자와 피평가자 모두가 평가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 결과까지 공유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피평가자는 자신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자발적 의지를 보이게 되고 평가 결과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지게 된다.

또한 평가자가 피드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목표달성의 과정을 관리해 줌으로써 피평가자의 성과창출 능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범운영 결과를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2006년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했는데 무엇보다 코칭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리더들의 익숙하지 않은 코칭 스킬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문제였다.

관리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코칭 리더십에 의한 과정 관리를 부가적인 업무로 인식하여 이를 귀찮게 생각하는 관리자들과 역량이 부족한 간부 직원들이 형식적으로 코칭을 진행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본 제도가 본격시행 되면 지금까지의 시범운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평가결과가 직접 승진이나 성과배분에 반영되고 인사관리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코칭 리더십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민간출신 CEO가 강력한 혁신의지로 제도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고 사이버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식의 변화와 스킬향상을 도모하고 있어 정착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4. 코칭 리더십을 KEPCO의 인사관리 대표 브랜드로 정착

금년 말까지는 전국적으로 전사 시범운영을 끝내고 그 결과를 피드백 하여 다시 한번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코칭리더십 기반 MBO 평가제도는 명실공히 KEPCO 인사관리의 대표 브랜드로 출범하게 된다.

직무분석을 시작으로 그동안 장장 6년에 걸친 준비과정이 있었다.

누구나 인사의 미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지만 나는 앞으로 인사관리의 중추적인 Global Standard코칭리더십 기반 MBO‘가 될 것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 제도는 인본주의를 기반으로 한데에다 전적으로 자연법칙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자연법칙은 인간의 의지 위에 존재하는 위대한 법칙이다.

한국전력공사 인사제도팀장 조용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