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7(월)
지난 금요일엔 일찌감치 집에 들어갔다.
요즘 자동차가 말썽을 피우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내 차를 가지고 나갔는데 시동이 안 걸린다며 전화를 해 왔다.
보험회사를 불러 확인하니 스타팅 모터가 고장이라고 했단다.
김동엽씨에게 그 대책을 물으니 주변에 아는 선배가 하는 카센터가 있는데 거기 연락해서 고쳐보라고 해 결국 그 카센터에서 전문가가 나와 스타팅 모터는 고쳤는데 이번에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었단다.
결국 보험회사를 다시 불러 배터리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동부화재에서 다시 오는 시간도 만만치 않아 적어도 너 댓 시간을 그렇게 주차장에 서서 허비했다고 한다.
집에 도착해서도 내가 다음날 야영에서 먹을 먹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장보러 가겠다고 하니 집사람은 맛난 것 사주겠냐며 따라 나섰다.
집사람은 방광염이 도진 것 같다고 했다.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정원이 한테 전화가 왔다.
SS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SS이가 섭섭해 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9월 둘째 주 토요일 경에 시골 친구들과 만나자는 이야기를 했더니 자신이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이 어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있었느냐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 입장에선 네가 처신을 잘 했으면 그런 일 있겠냐며 거꾸로 이야기할 수 있다,
자신이 벌인 일은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데 남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만 가득 차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SS은 전형적인 사교형 성격유형의 특징을 보인다.
이리저리 일을 벌이기는 잘하지만 뒷마무리를 못하는 타입이어서 다른 사람이 그사람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게 하는 타입이다.
정원이에게 억지로 그를 설득하려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라고 했다.
불쌍한 사람...
그렇게 살면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그가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려면 아직 멀었다.
그런 생각을 좀 더 조심하고 바꾸어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과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
듣기로 수억 원의 부도를 내고 사람들을 피해 도망 다녔다니 그간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은 남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어려운 과정 속에서 무언가를 뼛속 깊이 느끼며 깨닫고 변신을 시도했어야만 했다.
그가 겪은 뼈아픈 경험은 물거품, 헛고생이 된 거다.
그러니 불쌍하고 바보같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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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는 내가 한참 자고 있던 11시 반경에 전화를 해 나를 깨우더니 새벽에도 전화를 해 준비물을 확인한다.
김밥 천국에서 김밥을 세 줄 사 아침식사로 대신하면서 성북낚시에 들러 미끼를 사가지고 홍천으로 달렸다.
밤벌 오토캠핑장에 가니 사람들이 엄청 바글거렸다.
할머니 할아버지 그룹부터 어린애 그룹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캠핑 장을 메웠다.
우선 물에 들어가 매운탕에 넣을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먹을 만큼의 물고기가 잡혀주었다.
내가 물고기를 잡는 사이 김응태는 팔봉산 산행을 했다.
원영진 부장이 합류한다고 해 놓고는 차가 밀려 되돌아가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
권춘택도 점심무렵 집사람과 성혁이를 데리고 합류했다.
그래도 모두들 매운탕을 맛나게 잘 먹어주었다.
매운탕 양념거리는 김응태가 사가지고 왔다.
성혁 엄마가 그 맛을 보더니 괜찮다고 했다.
저녁에는 물고기가 별로 나오지 않았다.
야영하며 밤늦도록 김응태와 둘이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면서 주절주절 무언가 말이 많았지만 나중에 보면 기억에도 없고 별 영양가도 없다.
술이 많이 취해서는 각자의 와이프를 바꾸어가며 전화통화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술김에 의도하지 않은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한다.
그러다가 그게 화근이 되어 서로 싸우는 경우도 많다.
다음날 새벽에 물에 들어가 물고기를 다시 불렀다.
커다란 입질 두어 번 받고는 끝이다.
마음을 접고 미끼를 깨끗하게 비웠다.
그사이에 김응태가 어제 먹다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끓여놓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출발했다.
8시 반 쯤 된 것 같다.
서울에 도착하니 10시 반이다.
아침시간이라 막힘이 없다보니 두시간만에 도착했다.
집사람이 뿔났다.
몸이 아프면 어디가 어떻게 아프다는 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신경을 쓰지 않았더니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점심시간에 배는 고픈데 점심을 차려줄 생각을 하지 않기에 점심 안 주냐며 밥 타령을 했더니 그게 서운했던 감정에 불을 질렀던 것 같다.
자신의 아픔을 알아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했던 듯하다.
그래도 힘들게 일어나 카레 밥을 만들어 주었다.
미안한 마음에 저녁밥은 내가 직접 지었다.
그냥 시켜먹을까 하다가 점심에 만들어 놓은 카레가 너무 많아 버릴 것 같으므로 저녁식사로 그걸 먹기로 하고 밥만 지었는데 뜸들이기를 잘못해서 고두밥을 만들었다.
특별한 핑계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당신은 진밥 싫어하지?
당신 좋아하는 고두밥을 만들었어.”
했더니 집사람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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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2탄을 본 후 아웃라이어를 두 세 시간 정도 본 것 같다.
여러가지 다양하게 책을 보다보면 그 가운데 종합적으로 흐르는 맥이 잡히는데 그것은 대부분 자연법칙과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복잡한 것들도 간추리고 요약하다보면 결과적으로는 아주 간단한 자연법칙으로 귀결된다.
그걸 느끼면서 참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1만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타고 나는 면도 있지만 살면서 적어도 1만 시간 이상 어떤 일에 몰입하며 종사하다 보면 대부분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즐기면서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번에 책을 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맥락에 기인한다.
나는 앞으로 제2, 제3의 책들을 쓸 생각이다.
주제는 인사와 자연법칙을 어우르는 내용들이 될 것 같다,
자연법칙은 원래 스스로 내 안에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건방져져 그걸 무시하며 살기 때문에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 안에 잠재된 그것들을 다시 일깨우며 사람들이 자연법칙에 따라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종교인, 철학인, 사상가 따위가 어쩌면 이런 신성한 의무를 진 사람들이다.
나는 자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매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영은 자연법칙을 말한다.
자연과 사람을 잇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게 하늘이 내게 부여한 소명이다.
그걸 나는 '인사'라는 전문성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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