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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819 임청원과의 의견대립을 반성하며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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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9()

초간고시 제도개선 관련해서 처장님과 전무님 그리고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사장이 사업소 다닐 때마다 초간고시와 관련하여 발언을 하는데 당초 TDR에서 보고했던 내용과 달리 말씀을 하시자 비서실장이 그 진상을 파악해 달라고 인사처장에게 부탁했다.

비서실장에게 가서 보고를 하니 처장으로 하여금 이를 사장에게 보고하게 하란다.

처장님이 사장과의 대면보고를 힘들어하시기에 그러면 내가 우선 메일로 보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

곧바로 보고서를 만들어 처장님께 발송했는데 처장님이 사장님께 메일을 포워딩 했는지 모르겠다.

 

저녁에는 경영혁신실과 술자리가 있었다.

혁신실장은 술을 잘 먹는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나 있어 모두들 정면대결을 피하는 것 같다.

그는 소문에 걸맞게 타이타닉 주를 만들어 재미있게 술을 마셨다.

나중에는 동전을 이용해 짤짤이로 제비뽑기에 걸린 사람이 술을 마시는 방법이 나왔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모두를 보내고 임청원 부장과 백재현 팀장, 혁신실의 김태암 팀장과 함께 남아 권서방네 순대국 집에 가서 소주로 2차를 했다.

그자리에서 나는 아웃라이어에서 본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를 했다.

한사람의 전문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현장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나아가서 미국 기업의 MBA에 대한 맹신이 가져온 비효율을 꼬집는 책이 새로 나온 것을 이야기 했다.

(헨리 민츠버그의 MBA가 회사를 망친다)

민츠버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2.30대가 실질적인 현장 관리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MBA 교육을 통해 사례분석과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을 하는데 매니지먼트의 본질은 분석 보다는 다 함께 꿈꾸고 다 함께 행동하는 통합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MBA교육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이 아니고 현장의 매니저를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이 두 가지 견해 모두에 대하여 임부장은 강한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었다.

그의 개인적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그는 수치화 하는 논리적 분석력과 문제해결력이 무척 뛰어나다.

하지만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고 머리가 좋아도 실질적인 현장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가 부족하면 올바른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임부장은 내가 깜짝 놀랄 정도로 심하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아마도 내 이야기를 지금껏 자신이 행하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나의 충고로 받아들인 듯하다.

아니면 나를 이미 1만 시간이 훨씬 넘은 전문가라고 판단하고 나를 정당화시키려는 의도로 착각해 내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아니 더 나아가서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그동안 내가 방해가 되어왔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지난번 신입사원 인력충원 구조조정과 관련한 의견대립도 여기에 한 몫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태도를 보면서 나는 나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사실 아무런 의도 없이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대하여 이야기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에 강한 의미를 부여하고 강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자 중심이 아니라 청자 중심의 Communication이어야 하는데 나는 오로지 내 생각에만 몰두하여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Communication 의 모든 책임은 100% 자신에게 있다.

말을 하는 것이든 말을 듣는 것이든 말이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관련하여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교정하여야 한다.

나도 모르는 중에 나타나는 생각습관, 행동습관이 내가 변하고자 하는 방향을 계속 방해하는 것 같다.

그럴수록 계속 더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