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5(화)
4일간 교육받고 이틀간 견지여행까지 다녀와 일주일 만에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몸이 조금 무겁다.
조홍제 차장이 그동안 준비한 멘토링 관련 보고서를 가져왔다.
그는 나 없는 시간 중에도 혼자 꾸벅꾸벅 진도를 잘 나가 주었다.
조용한 성격답게 꼼꼼히 이것저것 자료들을 준비해 놓았다.
진실한 마음을 담아서
“잘했다”
하고 칭찬을 한마디 했다.
그가 많이 좋아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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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 차장이 가져온 보고서는 마지막 개선안 부분에 조금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에게 좀 더 좋은 표현이 없는지를 물었다.
조금 짜증 섞인 방어가 들어왔다.
내가 다른 표현들을 적어보았다.
그도 자신만의 표현을 생각해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결국 그가 가장 적합한 표현을 생각해 냈고 난 그의 표현을 채택했다.
그는 내가 서류를 가져올 때마다 캔슬을 놓는다고 불만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도저히 생각나지 않던 것이 나와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욱 적합한 표현을 자신의 힘으로 생각해 내고 스타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을 자신이 스스로 바꾸면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발전적 피드백 코칭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생각해 내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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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원섭 차장은 또 발전직군 문제로 시달린다.
내가 보기에는 KK부장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또다시 발전직군의 세를 확장하려는 느낌이 든다.
세를 확장해 자신의 직군을 대표하여 상위직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여진다.
그분처럼 집요하게 매달리는 사람 처음 봤다.
몇 해 전에도 나를 그렇게 심하게 괴롭히더니 사장이 발전직군 필요성에 대하여 잠깐 언급하자 옳커니 하고 이를 기화로 또 불을 살리고 있는 거다.
인사는 사람이 우선이다.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앞 뒤 꽉 막아 놓고 몇몇 간부직원만을 위한 인사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하나의 직군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발전직군은 총 8 명에 불과하다.
비록 발전직군이 아니더라도 지금 남아 있는 발전직군 일은 송변전이나 배전직군이 충분히 수행 가능하다.
그런데 그는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져 발전직군을 유지하거나 세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유지된 발전직군은 결과적으로 인력 순환도 어려워지고 승진통로도 폐쇄되면서 또 다른 불만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고리를 가급적 빨리 자르지 않으면 어느새 잡초처럼 자라나 버린다.
눈앞에 보이는 발전직군의 미래가 꽉 막혀있는데 특정인의 승진을 위하여 별도의 직군제도를 운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다 정리하고 규정개정 공포만 남아있던 것을 C전무가 인사처장으로 오시면서 공포를 막았었다.
C전무의 자기 확신도 거의 병적이어서 내가 어찌 해볼 수가 없었다.
아마도 KK가 C전무를 집중적으로 공략하지 않았나 싶다.
그게 아직까지 불씨로 남아서 말썽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오승균 전무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술 한 잔 하잔다.
권춘택이도 없고 정희문이도 안되고 김응태도 안된다고 해 그냥 둘이서만 그가 안내하는 허름한 순대국 집을 찾았다.
그 집 돼지 내장과 머리고기는 직접 만드는지 다른 집과 맛이 달랐다.
늘 싸고 맛좋은 집만 골라 다니는 오전무님의 스타일에 딱 맞는 집이다.
둘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뇌 이야기에서 읽은 내용을 중심으로 주제를 삼았다.
사람은 나이 들면서 학습기억과 신념기억, 절차기억의 세 가지 비중이 달라져 성격이 변하게 되는데 공부를 소홀히 해 학습기억보다 신념기억이 늘어나게 되면 옹고집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오전무는 아는 것이 참 많은 잡학박사로 소문나 있다.
돈오점수를 논하면서 불경과 더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섞어 그 특유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이번에는 내 이야기에 많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꼭 어느 책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그 출처를 밝히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더욱 신뢰를 가지고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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