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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930 김회천 팀과 회식하며...

by 굼벵이(조용욱) 2024.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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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무엇인가에 몰입하지 않는 시간은 언제나 마음이 불안하다.

아마도 내가 무엇인가에 심하게 중독이 된 모양이다.

어제도 그랬다.

여울과 견지를 들락거리며 조행기도 올리고 내가 쓴 조행기 댓 글에 대한 답 글도 달면서 Idling 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마음이 불안했다.

차장들이 주간업무 회의를 소집해 지난주에 읽었던 책의 주제를 가지고 차장들에게 교훈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인간의 성공은 자신의 단점을 스스로 얼마나 잘 극복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교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단점을 감추려하고 그것을 지적하는 경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위대한 반전에서 플립 플립펜은 오히려 단점이 무엇인지를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에게 물어 알아내고 그것을 바로잡는 과정에 주변사람들을 Involve 시켜 도움을 받을 것을 주장한다.

대부분의 자기계발 저서가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측면 중심으로 주장하는 반면 저자는 장점도 중요하지만 단점을 교정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나는 그런 그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팀원들에게 내 단점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

말로 하기 곤란하면 이메일이나 쪽지로 보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게 나의 단점에 대해 말해주거나 쪽지 혹은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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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천 처장이 몇 주 전에 자기 팀과 함께 회식을 주선해 주기를 원하기에 이를 신운섭 차장에게 알렸더니 정재천 부장과 협의해서 어제 저녁으로 식사 약속을 잡았다.

'전주가'에 모여 소주잔을 기울였다.

김회천 처장은 늘 자신 있게 큰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다.

어제도 그랬다.

신 인사평가제도에 대해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 만든 제도에 대해 주변에서 불평불만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의 상사인 김인곤 소장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하면 로맨스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일 경우에는 그런 경향성이 더 강해진다.

낚시꾼도 같이 낚시를 하다가 옆 사람이 엄청나게 큰 대물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지만 마음 한구석엔 다른 마음이 상존한다.

대물을 끌어올리다가 갑자기 줄이 끊어져 놓치는 일이라도 생기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부럽다는 개념은 시기와 질투를 내포하고 있는 감정이다.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일수록 질투나 시기심이 강하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였다.

'우리 사장님이 처음 한전에 와서 얼마나 우리를 깔보았는지 여러분들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

만일 과거의 근무평정 시스템을 계속 고집한다고 하면 수 십 년 전의 시스템을 아직도 가지고 있고 그런 것들이 한전의 경영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인 것처럼 이야기할 것 아니냐.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 탑 5라고 해 놓고 한전인의 운영 시스템은 수 십 년 전의 구닥다리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하면 누가 과연 글로벌 탑 기업으로 인정해줄 것인가!

누구나가 변화는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정도의 변화조차 거부한다면 우리는 무시를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힘들지만 필요한 일이라면 서로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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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식사를 하던 10명의 직원들이 과연 내 말에 얼마나 공감을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일을 추진하는 담당자인 나 혼자라도 그런 논리로 설득해 나가지 않으면 새로운 변화는 도모할 수 없다.

저녁회식을 마치니 9시도 안 되었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김회천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지금은 이미 승진해 승진을 위해 꼭 마셔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자신의 부하직원들도 4명이나 있겠다 적당히 마시는 척 하면서 빠져도 된다.

술을 더 마시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자리를 파하고 곧바로 전철을 타고 집에 들어왔다.

호신이가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학교 과제인 리포트를 쓰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상태로보아 게임따위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녀석의 애물단지 고슴도치에게 밥을 주고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