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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1022 전문가가 경시되는 사회

by 굼벵이(조용욱)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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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2()

이런 말씀드리기 영 쑥스럽고 창피스럽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일반직으로 전환하고 인사처를 떠났으면 합니다.

그걸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젠 정말 견디기 어렵습니다.

주변에서 보내오는 핀잔 섞인 눈길도 감당하기 어렵고 더 이상 노조의 조롱거리가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좀 도와주십시오.

처장님도 보셨잖습니까? 팀장회의에서 후배들이 저를 대하는 모습....”

 

더듬거리며 말이 잘 나오질 않았다.

남의 일 같으면 예쁘게 말도 잘하는데 내 이야기를 하려니 입이 얼어붙고 품새가 어눌하다.

처장님은

“MBO를 사장이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당신이 가면 어떻게 해.

그걸 마무리 짓고 나가야지.

그리고 일하다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 할 수 있는 거지 뭐

하신다.

그래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남들이 부정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들의 눈길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처장님은

한 번 더 고민해보자

하신다.

자격지심 때문인지 주변에서 나를 영 비아냥거리며 약간은 우습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보다 잘난 놈들도 아니지만 전문원은 자신이 승진하는데 그리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고 생각해 우습게 여기는 듯하다.

사실 전문원들은 한전의 이미지를 국내외에 떨치는 각분야의 전문가로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고 능력이 부족한 범부의 눈에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전문가를 끌어내리고 싶은 생각이 더 강렬한 듯하다.

어쨌거나 나름대로 전문가의 뜻을 품고 내 인생을 이 길로 걸어온 만큼 나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사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내 존재의미를 명확히 할 수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래서 난 계속 책을 쓸 생각이다.

전문서적을 적어도 세권 이상 내고 명실 공히 이 업계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한전에서 인사만큼 대외적 호환성을 갖는 분야는 없다.

대부분의 업무는 한전에만 고유한 것이어서 호환이 되지 않아 다른 회사에서는 써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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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게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 해보자.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자.

내가 쓰려던 스타일의 책을 존 맥스웰이 리더십 골드에서 먼저 써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다시 정리하고 실무를 접속시키면 큰 어려움 없이 또 한권의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인사전문가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읽으면서도 인생의 많은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책을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