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15(금)
요즘은 통 일기를 쓰지 못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본인의 의지 부족 때문일게다.
사실 매일 저녁에 그날의 일기를 쓰는 게 옳다.
하지만 퇴근 길에 술 한 잔 하는 날엔 술을 핑계로, 추운 날엔 추위를 핑계로,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일기쓰기를 게을리 해 왔다.
아침 시간은 너무 아까워서 영어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일기쓰기 시간을 낼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영어공부가 과연 일기를 대체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시점에서 판단컨대 전혀 그렇지 않다.
영어공부 대신 일기를 썼어야 했다.
그 시절 이후 영어공부는 내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못했던 반면 일기는 일상 속에서 늘 삶의 길잡이가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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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있어서 일기란 무엇인가?
영어공부와 비교할 때 오히려 영어공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답은 확실하다.
만일 저녁에 일기를 쓸 수 없다면 저녁에 영어공부를 하고 아침에 일기를 써야 한다.
술을 먹어서 영어공부도 할 수 없는 저녁이라면 저녁엔 간단한 뉴스나 보고 영어공부는 포기하자.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영어 대신 일기를 써야 한다.
더 이상 추위를 핑계로 또는 영어공부를 핑계로 일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일기는 삶의 지혜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루를 정리하면서 반성도 하고 새로운 생각과 지혜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소중한 일기를 최근 한 달 이상 게을리 해왔다.
앞으로는 하루라도 거르는 일이 없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정 안되면 회사에 출근해서라도 반드시 마음의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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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회식이 있었다.
팀빌딩을 하겠다는 의미의 회식이다.
조인국 원장은 장기위탁교육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해왔던 영어 등 장기교육에 필요한 기초교육 대신 경영선진화실을 끌어들여 TDR을 진행시켰다.
모두들 빼앗긴 외국어 교육기회 때문에 입이 나왔지만 어느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원장의 결정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장기 위탁교육에 입교하기 전에 잠깐 그 적을 아카데미에 두었을 뿐 사실 조원장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무’라는 개념은 정원 외 인력으로 소속만 거기 둘 뿐 정원 내 소속 직원과는 달리 다른 직무를 부여할 수 없다.
그러기에 자기 소속 직원에게 일을 시키듯 별도의 직무를 부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울러 아카데미 교육요원도 아니고 중앙공무원이나 외교안보연구원, 국방대학원 같은 외부 위탁기관 교육요원이므로 본인이 원하지 않는 교육 프로그램을 억지로 시켜서도 안 된다.
그런데 달리 해석하면 아카데미 ‘근무’라는 것이 정원 외 인력이라는 개념이라 할지라도 아카데미 소속하에 있는 직원이므로 그사람들 근태관리 등 '관리의무'가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무엇이든 지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생각은 민법상의 재산관리인 이론을 받아들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만 주어질 뿐 이라고 보여 진다.
다시 말하면 남의 물건을 수탁한 것과 같으므로 그 물건이 상하지 않고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 수준의 관리만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석일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조원장의 처사는 도를 넘어선 직권남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는 사장 비서실장이라는 전직경력이 있고 머지않아 전무가 된다는 설도 있다.
그것은 곧 그가 힘(권력, power)이 있다는 이야기다.
모든 위탁교육 대상자들이 그의 직권남용을 따져 묻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그보다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권력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어찌 보면 권력은 법 위에 존재한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주장은 권력 없는 약자의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법이나 상식과 상관없이 만인은 권력 앞에 복종할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목숨 걸고 권력을 추구하는 거다.
이제부터 나는 그 권력의 속성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추어 행동하는 학습을 하여야 한다.
지나치게 비굴하지 않으면서 권력의 흐름에 따라 처신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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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R은 처음에 8개조로 나누었는데 나는 8조에 속하게 되었다.
그런데 8조 조원으로 편성된 팀원 중 두 세 명이 해외사업과 관련해서 급한 일이 있다며 부임연기를 하는 바람에 수적으로 성원이 안 되어 7조와 합병하는 일이 생겨버렸다.
덕분에 7조의 안순영 부장과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 바람에 우리는 당초 해외사업과 관련된 연구를 해보려던 의도를 접고 7조에서 진행하던 송달비용 감소 대책을 연구하여 킥오프 미팅을 가졌다.
킥오프 미팅 보고를 받던 조인국 원장은 그 내용이 4조의 내용과 중복된다는 것을 알고 두개 조 통합 안을 제기했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4조에 편입되어 도합 12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TDR 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새로이 구성된 TDR 불사조 팀의 화합을 위한 팀 빌딩을 목적으로 회식을 가진 것이다.
팀 리더도 당초 박영구 부장이었는데 자신이 하는 것 보다는 장성배 부장이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해서 자발적으로 리더를 교체했다.
장성배는 본사 영업운영팀장 시절 자신이 해보고 싶었으나 시간상, 인력상 제약으로 해보지 못했던 주제였다는 것을 식사하러 가는 길에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그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갖는 회식에 숫가락 하나 더 놓는다고 김홍연 처장과 김종수 처장 그리고 권춘택 처장도 함께 불렀다.
문태영 처장은 전주에 일이 있어 다음날 휴가를 내고 전주에 내려가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술은 소주를 양주잔으로 돌렸다.
따라서 한번에 들이키는 양이 적당하여 그리 부담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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