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1(월)
지난 금요일은 마지막 수업을 땡땡이 쳤다.
현암선배와 사이버준이 이미 남한강 비내여울에 가서 자리를 잡고 있다.
나는 수업을 마치자마자 출발해 합류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마지막 수업을 인도 외교장관 강연으로 대체했다.
수업 시작시간도 3시 15분에서 3시 30분으로 연기되어 수업을 마치고 출발하게 되면 러시아워에 걸려 도로가 막혀 여울에 가는데 애로가 있다.
따라서 인도 장관의 도착시간이 15분정도 늦어진다는 announcement가 나오자마자 몰래 짐을 싸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IFANS(외교안보연구원) 정문을 나와 도로변을 걷는데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인도 장관을 호위해서 오고 있다.
호위차량은 경광등을 번쩍거리면서 내 옆을 지나쳤다.
집에 도착해 여울에 가서 먹을 음식들을 준비한 후 차에 싣고 네시 반 경에 출발했다.
마지막 수업을 땡땡이 치고 일찍 출발한 덕에 차도는 그리 심하게 밀리지 않았다.
마성터널은 예나 지금이나 정말 심하게 막히는 구간이었는데 오늘은 그리 심하게 막히지 않았다.
비내여울에 도착하니 현암선배와 김대훈씨가 타프를 치고 갈비 살을 구워 일잔 하고 있다.
나도 서너 잔 마시고 곧바로 입수해 세 마리를 건져 올렸다.
그동안 이 여울은 꾼들로부터 숨겨진 채 고이 보존되어 있었던 듯하다.
꾼들의 손에 길들여지지 않은 여울에 입수해 연타로 멍짜 누치 세 마리를 잡아내니 모두들 놀란다.
물고기 활성도가 매우 좋다.
남한강 물고기 특유의 강한 저항이 일품이다.
저녁에는 내가 가져간 목살을 안주삼아 소주를 마셨다.
목살고기 두 근을 구웠다.
사이버준도 숯 냄새가 좋다며 잘 먹었다.
김대훈씨는 김치가 맛있다며 내가 가져간 김치를 잘 먹었다.
내 차 트렁크에서 뒹굴던 맥주와 소주를 그날 몽땅 다 마셨다.
야영지에선 술이 어느 정도 되어야 잠을 잘 잘 수가 있다.
무슨 이야기를 그리 많이 나누었는지 기억도 없지만 늦은 밤에야 잠자리를 찾았다.
다른 사람들은 천막 밑에 작은 개인용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나는 차에서 잤다.
마신 술이 너무 많아 자다가 소변을 보기 위해 중간에 한 번 일어나야만 했다.
새벽 다섯 시에 잠에서 깨어 아침 조행에 나섰다.
조터골 상황이 궁금해 거길 가보니 물살이 엄청 세다.
낚시를 드리우니 거기도 물고기가 엄청 많이 나온다.
조터골에서 물고기 두 마리를 마악 잡아 올렸을 무렵 차가 한 대 들어오는데 장군 김진영이 내려 인사를 한다.
오늘 여기서 온라인 견지대회를 하기로 했단다.
누리미와 그의 친구도 함께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편하게 견지를 할 수 있도록 여울을 비워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다시 비내 여울로 돌아왔다.
아침은 북어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늘 먹던 대로 사과도 반쪽 먹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낚시 줄을 흘렸는데(reel st in/out) 물고기들이 정말 많이 달라붙었다.
녀석들이 내게만 계속 내게만 달라붙는다.
같이 낚시를 하던 현암선배나 대훈, 승준 모두 그런 내가 많이 부러웠을 것이다.
올라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택했는데 그리 많이 막히지 않았다.
너무 피곤해 잠이 오기에 용인휴게소에 들렀다.
난 거기서 휴식을 취하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인간은 상상만으로도 최고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집에 도착해 잠시 쉰 후에 권오형 사장 장례식장(a funeral hall)엘 들렀다.
권춘택이 내게 전화해 장례식장에 같이 가자며 차를 가져와 편하게 장례식장엘 다녀왔다.
그의 아파트 앞 치킨집에서 춘택이 부부와 우리 부부 넷이서 치킨 한 마리와 항아리 수제비를 안주삼아 생맥주를 마시고 들어왔다.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비가 오는 바람에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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