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6(수)
오후에 관용여권 제작을 위해 여권과를 다녀와야 해서 점심시간에 골프 연습을 했다.
골프만큼 매일 매일의 연습결과가 요동치는 운동이 없는 것 같다.
혼자 연습해 보려니 정말 매일이 들쭉날쭉이다.
그 원인을 찾기도 힘들다.
그래서 레슨을 받는 듯하다.
연습이 끝난 후 프로에게 오른 팔 팔꿈치 부위(elbow)가 아픈 이유를 물어보았다.
프로는 오른 팔에 힘을 주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긴다며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지를 구체적으로 일러주었다.
한기수 국장이 지난번에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타격 순간 오른 손으로 힘차게 밀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걸 의식해 나도 모르게 공을 칠 때 마다 오른 손에 힘을 주었던 것 같다.(potentiate)
수업을 마치고 여권과로 가던 중에 팔이 아프다고 했더니 차신희 국장이 그건 팔꿈치 부분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고 손목부위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손목을 풀어주어야 한다며 처방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예로부터 병은 자랑하라고 했다.
아파본 사람들은 경험이 있고 나름대로의 처방전까지 가지고 있다.
견지낚시 덕분에 손가락 지문 부위가 벗겨져서 걱정을 했는데 여권과 직원은 다행히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현암선배가 전화를 했다.
저녁이나 같이 하잔다.
삼성동 대도식당에서 저녁을 먹잔다.
거기 제법 비싼 곳인데...
사이버 준과 함께 셋이서 저녁을 먹었다.
나는 소고기 맛에 민감하지 않아 큰 차이를 못 느끼는데 두사람은 맛있다며 잘 먹는다.
사이버 준은 미안함도 없이 1인분을 더 시켜서 먹는다.
볶음밥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서 잘도 먹는다.
우리는 그자리에서 즉흥적으로(on a whim, impromptu) 출조 계획을 세웠다.
이번 주말에 출조 하잔 이야기를 꺼냈더니 현암이 금요일에 가서 1박 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현암이 먼저 가 있고 내가 나중에 합류하는 것으로 했다.
사이버준은 형편에 따라서 나랑 같이 갈 수도 있고 현암과 함께 갈 수도 있다.
이렇게 사는 게 행복이다.
그냥 좋아하는 거 즐기는 게 행복이다.
이것저것 앞으로 닥칠 회사생활까지 생각하면 많이 불안하다.
회사에서 철저히 잊혀지고자 했던 내 계획대로 나는 철저히 잊혀지고 있다.
나 없으면 안된다더니 나 없이도 새로운 질서가 잘 잡혀가고 있다.
앞으로 전문원의 틀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것도 불안하다.
권태호가 내 후배지만 내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잘 안다.
어떻게든 태호를 잘 구슬러야 하는데(allure) 내 성격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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