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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0701 중국여행 세째날(중국요리, 지도자, 락앤락,상해요리, 화웨이)

by 굼벵이(조용욱) 202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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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7.1)

 

중국요리

 

다음날 아침 현지 기업 LOCK & LOCK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가이더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

중국인은 크게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도박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음식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며

셋째는,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말끝에 음식 이야기를 하는데 중국 음식은 크게 북경요리, 사천요리, 광동요리, 상해요리로 구분된다고 한다.

그중 광동요리가 가장 유명한데 광동지방은 추운 지방이라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움직이는 것은 사람과 자동차만 빼고는 다 먹는데 특히 원숭이 해골요리나 삼찍이 요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원숭이 골 요리는 상 가운데 구멍을 뚫고 원숭이 머리를 구멍에 살짝 나오게 한 후 몸통을 커다란 북에다 매달아 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상 위로 살짝 올라온 원숭이 머리부분을 산채로 벗겨 골수를 퍼먹는다고 한다. 

그러면 살아있는 원숭이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북을 두드리다 죽어가게 된다. 

원숭이가 더 이상 북을 치지 않으면 음식의 신선도가 떨어졌다고 보아 수저를 놓는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다.

삼찍이 요리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갓 나아 눈도 뜨지 않은 쥐새끼를 접시에 내어 맵고 뜨거운 양념을 부으면

뜨겁고 맵다고 쥐새끼가 한번 찍하고

그것을 먹으려고 포크로 찌르면 아프다고 또 한 번 찍하고

입에 넣어 이빨로 씹으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찍하며 생을 마감한다고 삼찍이 요리란다.

 

중국의 지도자

 

달리는 버스 안에서 교수님의 원 포인트 강론을 들었다. 

중국은 지도자를 뽑는데 엄청 신중을 기한다.

10여년 이상의 검증 과정을 거쳐 지도자를 뽑는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자질이 화합능력이다. 

똑똑한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화합하고 여러 사람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지도자로 뽑는다. 

중국은 광활한 영토를 가진 나라다. 

넓은 영토에는 지방정부인 성들이 있다. 

이와 같은 성들이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성들과 중앙정부간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수많은 역사의 부침 속에서 몸으로 느끼고 깨달은 것이다. 

역사의 과정 속에 가끔 독단이 지나친 지도자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그럴 경우 예외 없이 곧바로 정치 생명을 잃게 되는 게 중국 사회란다. 

어느 나라든 오랜 역사 속에서 자신 만의 정치 시스템을 발전시켜왔는데 대체로 나라가 커 지방자치가 발달하고 역사가 깊을수록 똑똑한 리더보다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화합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 지도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

 

LOCK & LOCK

 

lock & lock 에서는 안병국 사장이 우리를 영접하기 위해 일부러 출장에서 돌아와 주었다. 

안사장은 강한 소신과 명확한 경영철학으로 중국 내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제대로 심은 사람이다. 

락앤락은 중국 내에만 북경, 상해, 심천 등지에 300여개의 유통망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영업만 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함으로써 중국인에게 신뢰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있다. 

그가 중국 내에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세 가지라고 털어놓았다.

첫째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하고

둘째는 현장에서 결정하여 조기에 집행하며

셋째는 주재원이나 현지인력 채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생산해 중국에 판매하는 형식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은 물론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로 판매망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물량이 전체의 40%를 차지할 만큼 중국시장 판매의존도가 높은데 이는 대장금 열풍과 더불어 한류 프리미엄 마케팅을 통해 Brand value를 높인데 원인이 있다고 한다. 

대장금의 양미경씨를 이용해 한국음식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방용품을 선전하는 TV광고가 중국인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 같다는 설명이다. 

상해지역에 동방 CJ를 개설하면서는 상해 고급 소비자를 상대로 홈쇼핑에 주력했고 상해 중심가에 값비싼 최고급 직영매장을 개설하면서 처음에는 많은 적자를 봤지만 한국산 고급제품 중심으로 고급 마케팅을 뚝심 있게 이어가 구매자의 점진적 증가가 이루어지면서 100배 이상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성공의 3요소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제품력인데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4면 결착형 용기를 선보임으로써 중국인의 호기심과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둘째는 브랜드 가치인데 힘들지만 엄청난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상해지역은 물론 중국 전역에 광고를 했다고 한다.

셋째는 유통채널인데 중국에 300여개의 유통채널을 확장시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내 기업진출을 위한 비법 열 가지를 털어놓았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라.

그는 매장 결정이든, 제품 결정이든, 백화점 결정이든 현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그 자리에서 곧바로 결정하여 시행한다고 한다.

 simple and speed

최대한 단순화 하고 빠르게 시행하라고 권고한다.

 의존할 수 없다면 직접 하라.(판매망 관련)

 유연성을 가져라.

내수에만 의존해서도 안 되고 수출에만 의존해도 안 된다. 

적절한 융통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한다.

 현지 특성에 맞는 전략을 찾아라.

그는 모든 것을 현장에서 찾고 결정한다. 

그래서 회의도 중국어로 진행한단다.

 한국의 중고설비가 아닌 최신설비로 구축하라

대부분 한국에서 쓰던 중고 설비를 들여와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보다 더 좋은 최신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통례의 주재원 비율을 무시하라.

현지인과 주재원 비율을 통상 100:1 정도로 유지한다고 하는데 효율을 높일 수만 있다면 10:1이라도 상관없다. 

그는 공격적 채용을 통해 주재원 비율을 늘이고 있다.

 능숙한 현지 언어를 구사하라.

판매량의 4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동남아의 허브로 생각하고 한국이상의 Head Quarter를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회의진행도 현지어로 하면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유형보다는 무형의 자산에 투자하라.

락앤락의 따뜻한 이미지를 고급브랜드로 인식시키기 위해 불우이웃 돕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액은 많지 않지만 꾸준하고 끈질기게 노력한다고 한다. 

매년 6.1일은 그날 판매금액 전부를 불우아동 돕기에 기부한다. 

매년 헌혈행사도 한다. 

그러면서 그는 락앤락이 Nike에 버금가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반드시 원칙을 준수하라.

중국에서는 뒷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궁극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편법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이는 원칙중심의 활동만이 외자기업을 롱런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에 그치지 않고 이미 확보된 유통망과 Brand Name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Cook plus 라는 냄비 류 주방용품 개발에 이어 Hot and Cool 이라는 보온 보냉 시리즈를 선보이는가 하면 이미 확보된 유통망 Decore 에 정관장, 삼성 TV는 물론 중소기업 제품인 에디슨 젓가락 따위도 함께 판매함으로써 중국 내 한국기업의 프론티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사무실엔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사람의 사진을 걸어놓았는데 직원들에게 웃을 자신 없으면 사무실 출입을 금지한다는 명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그가 전하는 한마디는 잭웰치의 말을 인용해

평생직장은 없다. 평생 직업을 갖도록 회사가 Base를 마련해 줄 뿐이다.’라는 말이었다.

중국은 편법이 중요한 나라인데 편법 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를 묻는 우리들의 질문에 그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한다.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백성이 좋아하면 정치가가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단다. 

그래서 그는 현지 직원들이 최고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먹는 것 자는 것까지 최고를 고집하고 있단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소문이 퍼지고 따라서 관리들이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단다. 

관리들에게 편법적인 부탁은 일체 하지 않는데 그것이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아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금도 납기 내 미리 내버린다고 한다. 

그는 상해세관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리해서 그가 직접 다섯 번이나 만나 꼼꼼하게 설명하니 어느 로펌 보다도 훌륭한 자료를 준비했다면서 세무조사 나와서 벌금을 안 먹인 유일한 회사라고 칭찬을 하더란다.

이어서 우리는 락앤락의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사무실과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이 대한민국의 어느 대기업보다도 깔끔했다.

 

상해요리

 

해외에 나가면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래서 점심은 상해요리를 맛보기로 했다. 

첫날 맛보았던 중국음식 보다는 더 입맛에 맞는 것 같다. 

동행한 교수님 설명으로는 전통적인 정통 중국요리 보다는 대중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 비교적 더 우리 입맛에 맞는다고 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식탁 위에 놓인 그릇에 국자를 얹어놓고 게임을 시작했다. 

종업원이 신기한 듯 넋을 놓고 우리의 놀이를 구경한다. 

장황호 국장이 너무 세게 돌리는 바람에 식탁위의 그릇들이 튕겨 나와 엎어지면서 난장판이 벌어졌다. 

덕분에 잔도 하나 깨진 것 같다. 

종업원 얼굴색이 변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 

결국 내기에 걸었던 돈을 장국장이 변상비와 종업원 팁으로 지불했다.

 

화웨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화웨이를 들렀다.

화웨이는 1988년 통신설비 대리를 주 업무로 설립된 회사로 짧은 기간동안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중국 통신설비업의 선두 기업으로 부상했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인력 규모가 94,000명 정도 되는 데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47000명이 R&D 인력이란다. 

화웨이 주력사업은 통신망 기술과 제품의 연구, 개발, 생산 및 판매로서 통신사업자에게 광통신망, 유선통신망, 이동통신망 및 부가서비스 영역의 통신망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국의 여느 기업과 달리 직원들이 직접 주식을 소유한 민영 하이테크 기업으로 화웨이의 제품은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영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이집트, 태국, 싱가포르, 한국 등 40여개 국가(지역)로 수출되고 있다.

이들이 이와 같은 고속성장을 이룩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주목되는 것은 글로벌 운영전략과 집중적인 R&D 투자이다.

화웨이는 미국, 인도, 스웨덴, 러시아 및 중국 등지에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이러한 글로벌 R&D체계를 이용해 전 세계의 기술, 경험과 인재를 제품 연구와 개발에 집중시킴으로써 제품 기술이 선진 외국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화웨이는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했다.

(한전의 경우 매출액의 1%수준을 R&D에 투자) 

또한 R&D 자금의 10%를 예비 연구에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새로운 영역을 꾸준히 준비했다.

더욱 특기할만한 사실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제관례에 따라 서방세계와 같은 형태의 관리 혁신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IBM, Hay Group 등 세계 일류의 관리 컨설팅회사와 합작해 인적자원 관리, 재무관리와 품질 통제 등에서조차 혁신을 실현했으며 IT 기반의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리가 화웨이를 방문했을 때 무엇보다도 놀란 것은 예쁘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가씨가 문 앞에서 우리를 맞이해 준 것이다. 

그 사연을 물었더니 전날 일부러 한복을 사다가 직원에게 입혀 우리를 영접하게 한 것이란다. 

연수목적의 방문으로 이해관계가 없는 우리에게도 이렇게까지 신경을 쓴다는 것은 그들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세계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또다른 증거다.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러한 변신 노력들이 숨어있는 것 같다.

화웨이 견학을 마치고 곧바로 소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