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8(월)
지난 금요일에 봉사활동이 있었다.
이수역 근처에 위치한 작은 요양원(nursing home, sanatorium)인데 치매노인(dotard, dementia)들을 아침에 모셔다 놓았다가 저녁이면 퇴근시켜드리는 시스템이다.
지난번에 갔었던 요양원은 생활공동체(phalanstery, communalism)여서 그런지 식구들끼리 서로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지내는 반면 이곳은 서로 말 한마디 주고받지 않는다.
하루 온 종일 말없이 앉아 있다가 저녁이면 각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말이 요양원이지 창살 없는 감옥이다.
윤진훈 국장이 갑자기 영월에 같이 가자고 한다.
2주 후에 있을 야유회 사전 답사를 겸해서(SURVEY THE VENUE prior to the gathering) 다녀오자는 것이다.
그는 슈퍼에서 막걸리를 한 박스 샀다.
우리는 3시 반 경에 요양소를 나와 영월로 달렸다.
가는 길에 송어회도 1kg 샀다.
도착하자마자 송어회를 안주삼아 소맥을 말아먹었다.
무척 많이 마신 것 같다.
윤진훈 국장은 차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오니 동네사람들에게 인사도 드릴 겸해서 돌아다니는 듯하다.
술이 그렇게 많이 취했는데 차를 몰고 여기저기 좁은 동네길을 다닌다.
매우 위험해 보인다.
다음날도 아침부터 막걸리를 한 잔 했다.
아침술을 안 먹다보니 한 잔 밖에 마시지 않았는 데에도 정신이 얼얼하다.
점심에는 또 다른 집을 방문했다.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집이다.
그 집 주인은 개, 닭, 오리 따위를 기르고 있었다.
나이는 70대 중반쯤 되어 보인다.
주인장은 동네 다른 친구 분들도 함께 불러 술상을 차렸다.
더덕주를 맥주컵으로 반잔을 마시고 다른 술도 그렇게 마셨다.
점심식사로 아주머니가 국수를 비벼주었다.
비빔국수 맛이 좋았다.
그렇게 한 끼를 때우고 돌아와 내가 개울가를 서성이는 동안 윤국장은 산에 놀러 온 다른 사람들과 또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들은 경기도에서 온 사람들로 20여 년 전 영화동사무소에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이란다.
어떤 사람은 나가서 사장이 됐고 어떤 사람은 구청장을 했으며 상당수는 그냥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 후 이렇게 살아가는 모양새다.
아침부터 계속 술이 이어지며 하루 내내 술이 곤죽이 되어 보낸다.
저녁에는 다른 집에서 개를 잡았다고 해서 개국을 얻어먹으러 갔다.
나는 너무 취해서 완전히 맛이 갔다.
누군가가 술이 취해 노래를 부르기에 나도 한 자락 노래를 했던 기억이 있다.
거기까지만 기억이 나고 이후 기억이 없다가 집에 들어와 라면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축구를 본다고 소파에 앉았다가 그자리에서 그냥 잠이 들어 버렸다.
다음날은 조금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윤국장이 아는 사람이 전원주택(country house)을 분양 중에 있는데 거길 구경하러 가잔다.
우리는 거기서 커피 한잔씩 얻어먹고 나왔다.
윤국장은 자신도 그곳에 전원주택 한 채를 신청 중에 있다고 했다.
아마도 투자 목적으로 그렇게 한 듯하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전원주택을 소개시켜주면 소개료로 2~300만원 주겠다고 했단다.
단지 조성은 예쁘게 잘 된 것 같다.
서울로 올라와 양곰탕집에서 둘이 양탕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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