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
지난 열흘간 호주와 뉴질랜드로 구성된 오세아니아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밖에 나가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 중 하나는 Y국장과 같은 방에서 함께 지낸 시간이다.
처음 만날 때는 그분의 성향을 잘 몰랐었다.
평소에 친했던 사람도 대부분 해외여행 나가 같은 방 생활하다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열흘 동안 그와 같은 방에서 생활하다보니 나와 다른 점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
우선 그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다.
또한 그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의존적인 생활로 영위한다.
내가 항상 그를 위해 양보하고 케어해 주었는데 그는 그걸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내가 그렇게 느꼈을 뿐 그가 실제로 그런 사람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은 늘 상대적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판단하니까.
그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해외여행 중에도 끊임없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학구열이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나같은 사람에겐 융통성 없는 짓으로 보여진다.
공부는 제 집이나 도서관에 가서 할 일이지 해외여행하면서 까지 공부에 전념할 필요도 없고 그러라고 나라가 해외에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와는 다른 새로운 문물을 이것저것 접하고 경험하면서 사고의 폭을 확장하라고 보내는 것 아닐까?
자신의 말로는 세계 40개국 정도를 다녀보았단다.
하지만 그런 식의 여행이라면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밖에 나가 주점에서 맥주 한잔 제대로 사먹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주로 그냥 대접받기식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오죽하면 콘센트 끼우는 방법도 모를까.
단지 부지런히 공부만 하는 그런 사람인 듯하다.
속과 겉이 많이 달라보여 소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나는 룸메이트 대신 J국장과 주로 어울렸다.
그는 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넘어 고래 수준이다.
운동도 열심히 한다.
어떤 때는 내가 감당하지 못해 까무러칠 정도의 술을 마신다.
같은 양으로 맞붙다가는 사망 수준에 이를 것임이 틀림없다.
여행 중에 거의 매일 저녁에 술을 마신 것 같다.
그런데 술을 마셔도 내 스타일과 비슷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마냥 길게 늘어져 아까운 시간만 죽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폭주하는 사람이 있고 여자를 밝히는 사람, 노래방을 찾으려는 사람 등등 다양하다.
H 국장은 술을 많이도 마시지만 여자도 밝히는 것 같다.
자신의 직위나 직함이 지녀야 하는 품위로 인해 인내와 절제를 시도하지만 술이 취하면 오리지날 칼라가 가끔 드러난다.
그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술을 끊거나 품위를 버리거나...
반면 J국장은 그런 실수는 전혀 없는 사람이고 자신이 언제나 술값을 계산하려 하는 깨끗한 매너를 가진 사람이다.
즉 술이 만취해도 겸손하다.
그래서 난 그가 좋다.
그러나 그 고래같은 술 양을 감당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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