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0(수)
어제는 원장과의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이준규 원장은 우리 글로벌리더십 과정 교육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부처에서 온 사람들과 친밀한 교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듯하다.
오후 네 시 반경에 지하 식당에 모여 원장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터놓고 이야기하라고 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내가 쓴 책의 추천사를 하나 부탁하고 싶었다.
하지만 빠르게 다른 판단을 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차라리 교수부장에게 이를 부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용히 교수부장에게 내 책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원장에게 감수의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해 달라고 했다.
그는 내 의견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조양현 교수는 내게 깊은 호감을 표시했다는 이야기를 양진영 국장의 입을 통해 들어 이미 알고 있는 터였다.
간담회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김영우 부장 내외와 임청원 부장 내외를 만나기 위해 논골집으로 향했다.
나는 임부장 처와 김부장 처에게 오늘 오후에 박목월 시인의 아들 박동규 서울대 교수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신발 살 돈이 없어서 어머니 앞치마로 만든 덧신을 신고 다녔던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 남이 볼세라 나가 놀지도 못하고 교실에서 두 달 동안 지냈던 이야기에 깊이 감정이입 했었다.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고 다리가 없어져 의병제대해서 돌아오는 아들을 맞는 아버지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아들은 전쟁터에서 수없는 동료들이 죽어갈 때 자신은 다리를 잃었지만 그나마 목숨은 건졌다는 안도감과 행복감으로 즐거운 마음에 아버지를 맞고 아버지는 혹시나 병신이 되었으면 안쓰러워 어쩌나 싶어 대합실에도 못가고 철로 옆 전봇대 곁에서 아들을 몰래 살폈는데 사지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고 기뻐하다가 열차가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에 바지가랭이 하나가 휘날리는 모습을 보며 다리가 없어진 것을 보고 마음아파하면서 상봉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징검다리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아들을 업으면서
“아들아, 내 등에 업히거라.
대신 이 고등어는 네가 들어라.
앞으로도 이렇게 네 다리는 내가 대신해 주고 내 팔은 네가 같이 하면 된다.
그렇게 한번 살아 볼테냐?”
하고 질문을 했단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관계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에도 예외 없이 집사람을 포함해 세 여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날 김부장은 최성섭이에게 호되게 당한 자신의 서러움을 성토했다.
임청원 부장은 나타나지도 못했다.
인사관리팀장 자리를 놓고 조택동부장과 경합이 벌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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