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5(목)
인사관리팀장 권태호에게 보낸 편지
누구나가 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갑니다.
나라고 결코 쉬운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닙니다.
격변의 세월을 헤쳐 나오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고 따라서 미움도 많이 샀습니다.
그만큼 아픔도 있었겠지요.
그것이 내 개인의 영달을 위한 삶이었다면 나는 죽어 마땅합니다.
그러나 내게 잘못이 있었다면 회사를 위한 열정이 지나쳤다는 것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나는 누구보다도 성실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발령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 문제에 대한 해법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나는 당초 인사처를 떠나올 때 돌아갈 때는 당연히 신분변경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그러니 답답할 수밖에요.
내 생각은 이렇습니다.
시도도 안 해보고 지레 주저앉는 것은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시도를 했는데 상임인사위원이나 사장님이 반대를 하셨다면 어떤 형태의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도조차 없는 상태에서 나를 주저앉혔다면 나는 무척 실망할 것이고 따라서 마음속에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입니다.
내가 잘 해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엔 몇 안 되는 후배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후배가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충성스럽게 주변의 공격을 막아내려 애썼습니다.
서로 도와도 부족함이 많은 세상이란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유난히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네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답을 듣고 싶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처럼 약지 못하고 사업소 실정도 어둡습니다.
오로지 주어진 일에 충실한 타입입니다.
전력연구원에 가서 인사제도 전문원이나 계속 하라는 결정만큼은 피해주십시오.
그것은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정말 비참한 행위입니다.
어찌 보면 내 등에 칼을 꼽는 행위입니다.
나는 폭탄이 아닙니다.
인사처에서 23년간 나름대로 소신껏 일 해온 머슴일 뿐입니다.
어떤 일이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충성스런 종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빠른 결정을 부탁합니다.
나이만 더 먹었을 뿐 모든 게 권처장님보다 부족합니다.
그래서 내 인사와 관련해 권처장님 조언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권처장님을 마음속으로만 좋아하는 지질이도 못난 선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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