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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1129 여기서 내 인생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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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9()

 

지난 금요일 안중은 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나를 중앙교육원으로 보내기로 결정이 났다는 것이다.

권태호가 내게 직접 전화할 용기가 없어서 안중은 부장을 앞세워 내게 연락을 한 게 틀림없을 거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내가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화투판 패처럼 내동댕이 쳐버리는 게 인간이다.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자.

그렇다면 결국 내 가치를 높이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것은 순전히 내 몫이다.

그냥 웃었다.

속으로 울었지만 그냥 웃으면서 안부장에게 고맙다고 했다.

모든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모든 위기는 성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작은 일마저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나는 큰 사람이 될 수 없다.

 

금요일 아침에 봉사활동이 있었다.

이번에는 모두들 모여 제대로 봉사하고 봉사가 끝난 후 쫑파티를 하자고 했다.

그러나 아침에 한기수 국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감기 몸살로 자신은 나올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 그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경수 과장은 11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다.

결국 내가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해도 영 받질 않다가 한참 후에야 받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몸살이 났단다.

미리 전화를 해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몸살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기에 그는 아직 젊다.

어쨌거나 열심히 주방 설거지를 하면서 봉사활동은 잘 마쳤고 우면산 등산까지 간단히 하고 논골집으로 향했다.

차신희국장이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켰다는 둥 궁시렁거리며 또 투덜댄다.

듣다 못해 내가 한마디 했다.

사실 오늘이 우리 분임 마지막 회식이어서 그냥 헤어지기 서운해 그렇게 한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은 조금 여유 있는 회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것이 내 마음이다.

그리고 내가 그 밥을 사고 싶었다.

하지만 윤진훈 분임장님이 자신이 내려 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기회를 돌렸다.

강태서 국장이 볼링을 한 판 하자고 해서 송삼종국장과 함께 갔다.

그 볼링장에서 안중은 부장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

내리 세 판을 했는데 첫판은 연습이고 나머지 두 판은 평균을 내어 등수를 가렸다.

내가 단연 1등이어서 게임비를 송국장이 내었다.

게임이 끝난 후 우리는 또 소주 한잔 더 하러 갔다.

신의주 찹쌀 순대집에서 술국에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 스크린 골프장엘 또 갔다.

술이 너무 취하는 바람에 도무지 공을 맞출 수가 없었다.

 

토요일은 테니스장엘 갔다가 아침 식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박종확 부사장은 내 이야기를 이전무에게 해 준다고 하고는 깜빡 했거나 말아버린 모양이다.

 

일요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보냈다.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 같다.

세 식구가 각자 자기 방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그녀로 하여금 외로움을 타게 하는 모양이다.

가장인 내가 힘들어도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

안중은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다.

조인국 원장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 힘들어진다.

나란 사람은 그동안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언제든지 내 팬으로 만들지 않았었나?

이번에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아야 한다.

무겁지만 그런 기색 내지 말고 그냥 열심히 살자.

기회는 절대 위기 없이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