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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0

20101210 연수원 전입 환영식

by 굼벵이(조용욱)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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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0()

외교안보 연구원 볼링회에서 마지막 볼링시합을 했다.

백기훈 국장은 거의 완벽한 자세와 점수를 내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에게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집중하고 개선해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사람의 전형을 본다.

 

저녁 6시 반에 연수원 전입 환영 회식이 있다기에 노원역 근처 부부횟집에 갔다.

만일 안 간다고 하면 까칠하기로 소문난 조인국 원장이 어떤 생각을 가질지 몰라 볼링시합을 하던 중간에 먼저 일어섰다.

저녁은 조원장의 기호에 따라 홍초 술과 더불어 세꼬시 회로 했다.

이런 저런 신변잡기들이 이야기로 표출되기에 본심을 숨긴 채 나도 맞장구를 치며 가세했다.

 

이완기 처장은 자신이 나서서 도와 승진시켜 준 것과 다름없다며 조인국 원장이 그 배경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이완기 처장은 그런 공로를 모르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혹시 나도 그런 케이스에 속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싶어 조심스럽다.

그래서 맞장구도 함부로 칠 수 없다.

끝까지 다 들어보고 마지막 불확실성이 다 제거된 연후라야 맞장구를 칠 수 있다.

나는 조원장에게 이완기 처장도 조원장이 자신을 승진시켰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하더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조원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나도 모르겠다.

 

2차로 노래방을 갔다.

그냥 생맥주나 한 잔 하고 헤어지자는 의견에 서동호 처장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노래방이 끝나고 집에 오는데 나는 그냥 전철을 타고 오겠다고 했다.

김태현 부장은 그게 아니라며 자신이 송파에 사니 가는 길에 데려다주겠다며 굳이 같이 가잔다.

차 안에서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는 내게 특별히 주어진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따지고 보면 나는 무보직인 셈이다.

연수원 사람들은 모두들 내가 본사의 대단한 태스크를 가지고 오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답답하다.

이젠 벙어리로 지내기도 힘들다.

이태현 부장은 차장이라도 한사람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말한다.

나는 사양했다.

처절한 마음에 술이 많이 취했는 데에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이러다가 아주 큰 병을 얻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