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목)
김승환 원장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이 어려운 지경에 빠지다보니 이제는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나 같은 사람도 찾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그동안 회사생활 하며 자신이 겪었던 아픈 추억을 공유한다.
이도식 전무님도, 정찬기 전무님도, 모두들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자신이 겪었던 어려운 시절을 이야기 해 주었었다.
모두들 예외 없이 지금의 내가 겪는 그런 어려운 시절이 있나보다.
골이 깊으면 봉우리도 높다고 하던데 인고의 나날을 잘 견뎌내 보자.
김승환 처장이 같이 가자고 해 김성균, 서동호와 함께 김처장 집 근처 고기집에 가 저녁을 같이 먹었다.
오늘은 신기하게도 김처장이 일체 술을 입에 대지 않는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남들이 추하게 볼까봐 그런단다.
나도 그런 그의 독한 면모를 배워야 할 것 같다.
나도 앞으로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먹어봐야 신세한탄만 나오고 점점 추하게 보여질 뿐이다.
강하게 독하게 살아야 한다.
그는 예나 다름 없이 우릴 오랜 시간동안 붙잡아 놓고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서동호 처장은 이 때다 싶어 그동안 김처장에게 서운했던 일들을 토해낸다.
돌아오는 길에 김성균 부장이 택시 안에 택시비를 넣어주는데 안받으려 애를 썼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집까지 택시를 타고 오면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아 오금 역에 내려 3호선 전철을 타고 집에 들어왔다.
할 수 없다.
비루한 삶이지만 이제부터는 이런 식으로라도 살아내야 한다.
내가 쓴 책 '마지막 리더'는 엄청난 가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잃어가고 있다.
답답하다.
내가 잘 나가야 이 책도 잘 나갈 텐데...
내 삶의 버킷리스트였던 목적 중 하나를 달성했으니 됐다 싶기도 하지만 계속 가슴이 무겁고 답답하다.
이전무님 말씀도 있고 하니 기다리다 보면 뭔가 좋은 일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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