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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127 절대 튀지 마라!

by 굼벵이(조용욱) 2025.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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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어제 그렇게 막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신문기사를 막아내지 못했다.

김쌍수 사장 사진과 함께 한겨레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났다.

김사장의 잘못된 경영방식을 낱낱이 까발렸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마음을 다친 정년퇴직 예정자들은 지속적인 고발과 언론 플레이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본부와 남서울 본부에 출장을 다녀왔다.

오전에는 서울본부에서 정년퇴직 예정자를 만났다.

가보니 그들도 역시 모두 불만으로 똘똘 뭉쳐있다.

나는 최대한 그들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최성섭 부장이 점심을 사 주었다.

최부장은 본부장과 함께 다른 점심식사 약속이 있었으므로 나와 함께 할 수 없었다.

따라서 판매계획실장과 현상학 부장 그리고 배전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어서 서부지점엘 들렀다.

서부지점에는 김임호 처장을 비롯한 네 분의 정년 예정자가 계셨다.

김처장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는 노력과 계획이 있어 그걸 내게 설명했다.

부하관리를 통한 수익창출을 하겠다며 나름대로 고압고객 리스트를 뽑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런 분들이라면 이 제도는 해볼만하다.

그가 내게 주문한 것은 일단 시작을 했으니 6개월 정도 지켜봐야 할 것 같고 그 때 가서 다시 분석해보자는 거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직무수행 능력이 있는 차장들에게는 직접 직원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1, 2직급인데 직원 직무수행이 곤란한 이들에게는 공가 순시나 설비점검 따위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보직변경과 동시에 Outplacement Service 교육을 시켜서 퇴직 후의 생활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일찍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남서울 본부에서 만난 정종필 본부장은 내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해 놓고 있었다.

쉽게 이야기해서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것이다.(be determined to)

다섯 가지를 조목조목 말씀하시는데 당신이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어주기만 했다.

직급이 높을수록 일 보다는 일단 그냥 놀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외부 민간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벌고 있는지 체감을 못하고 있다.

 

서울본부장과 만나는 자리에서 본부장은 내게 전무 선임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나는 그걸 직접 매니지하고 있지 않기에 아는 바가 없었다.

다음부터는 출장 직전에 내 일 말고도 인사처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여러 가지 것들을 미리 준비해야겠다.

 

아비규환의 혼란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모가 나서는 안 된다.

잘난 척 튀어서도 안 된다.

내가 간접 경험한 공무원들이 절대 앞으로 나서서 튀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복지부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서다.

대통령이나 장관은 수시로 바뀐다.

그들은 정치적 기조도 사상도 생각도 행동도 모두 다른데 잘못 나서다가는 어느 칼에 자신의 몸이 양분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나도 그런 정치적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할 것 같다.

조금은 비열하게 느껴지지만 그게 생존의 기본 조건인걸 어쩌랴.

 

최재경 국장과 김동욱 사장 그리고 우리 회사 통신직군 정태곤 차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최재경 국장이 김사장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김동욱 사장도 정 차장으로부터 정보를 얻었으면 하는 바램이어서 가능하다면 우리 회사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만나게 한 것이다.

더군다나 김사장은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회사로서도 좋은 일이다.

 

백세주 마을에서 막걸리와 족발, 보쌈, 녹두전 따위를 먹었는데 1차는 내가 내었다.

김사장이 바에서 한잔만 더 하고 가자고 해 바에 들러 양주 한 병을 비우고 정확히 10시에 헤어졌다.

집에 와보니 집사람이 내 침소에 들었기에 술김에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